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아이들을 순수하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의 사회는 어른들의 사회 못지않게 참혹하다. 그런데 가만히 바라보면 어른들이 아이들을 궁지에 내몰았다는 점이 더욱 씁쓸함을 안긴다.
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 8회는 거짓말을 하고 친구를 따돌렸으며 지갑까지 훔친 고나리(이영유 분)의 처벌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학교와 나리 어머니(변정수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마여진(고현정 분)은 이기심 때문에 지갑을 훔치고 친구 심하나(김향기 분)에게 도둑 누명을 씌운 것도 모자라 따돌림까지 주도한 나리가 모든 진실이 드러난 후 교실 방화 소동을 벌이자 “진짜 자존심은 네 잘못을 당당하게 인정할 수 있는 용기다. 넌 그게 두려워서 네 자존심을 협박 따위에 팔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나리는 자존심과 이기심 때문에 절친한 하나를 괴롭혔고 거짓말을 일삼았다. 여진은 그런 나리의 약점을 잡아 6학년 3반 학생들의 비밀을 자신에게 알리게 만들었다. 이는 나리가 스스로 반성하게 만들기 위한 숨은 의도가 있었다.
나리 모친은 나리의 정신적인 상처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나리의 생활기록부에 오점이 기록되는 것을 막겠다고 나섰다. 나리 모친은 정신과 상담을 권유하는 병원에 위염이라는 거짓 진단을 요구하는가 하면 학교를 협박해 나리의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것을 막고자 했다.
나리 모친은 “우리 나리가 그런 아이가 아니다. 억울한 피해는 없어야 한다. 교감 선생님과 내 사이가 단순한 사이가 아니지 않느냐”고 모종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교감 송영만(이기영 분)을 협박했다. 결국 교감은 여진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여진은 나리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는 대신에 생활기록부에 남기겠다고 했다. 교육적인 이유였다. 그동안 아이들을 괴롭혔던 여진의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나리 모친은 기겁했다. 아이의 심리적인 상처를 돌보기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생활기록부에 치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결국 우정을 버리고 친구를 배신한 나리의 이기적인 행동은 나리 모친의 잘못된 교육과 경쟁을 부추기는 이기심에서 비롯됐다. 나리라는 엇나간 아이는 어른들의 이기심이 만든 산물이었던 것.
반면에 나리에게 괴롭힘을 당한 하나는 여전히 나리를 걱정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나리를 걱정하고 그동안 나쁜 행동을 한 나리를 용서했다. 나리 역시 그동안 하나에게 했던 악행을 반성하고 사과했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달리 아이들은 엇나간 길을 돌아갈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
한편 ‘여왕의 교실’은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마여진과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항하며 스스로 현실을 깨달아가는 6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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