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정배, 다시 쓰는 ‘방출생 신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05 06: 09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선 이를 하늘은 외면하지 않았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구위로 자신에게 기회를 준 소속팀에게 제대로 공헌 중이다. 어깨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박정배(31, SK 와이번스)는 닮은 꼴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박정배는 올 시즌 7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0.87로 맹활약 중이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97에 피안타율 1할7푼1리로 탁월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구위 면에서도 지난해보다 오히려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복귀 후 7경기 출장에 불과하지만 박정배가 마무리로 보직 이동한 지난해 필승 카드 박희수의 모습을 재현하며 SK 계투진의 안정화로 이어지고 있다.
직구 구위가 140km대 후반으로 회복되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인 일. 사실 박정배의 경우는 현재까지 야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체가 인간 승리와도 같다. 한양대 3학년 시절 낙상으로 인해 왼 발목이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던 박정배는 데뷔팀 두산에서 이 점을 계속 지적받았다. 발목 골절상의 후유증이 남아 스피드에 비해 직구 구위가 떨어지거나 들쑥날쑥하다는 평이 잦았고 이는 박정배에게 선입견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뭐래도 A급 계투의 직구 구위를 내세우고 있는 박정배다. 지난해 37경기 4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SK 계투진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고 그와 함께 제 기량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만큼 자신의 공을 스스로 신뢰하게 된 박정배다. 비록 어깨 부상 여파로 인해 시작이 늦었으나 그는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군에서 좀 오래 던졌다고 이제는 멀쩡했던 곳이 아프네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페이스가 빨리 올라오고 몸도 빨리 회복되고 있어서 다행이고”. 재활조에 있던 지난 5월 박정배는 안 좋았던 과거를 떠올리기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으로 복귀를 기다렸고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
팬들에게 알려지기 전 박정배는 동료 선수들이 극찬하는 투수였다.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대수(한화)는 2011년 말 박정배의 두산 방출 소식을 접하고 “공도 좋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하다. 우리 팀에 오면 야구 내외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팀에 추천하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록 그 이전 박정배가 SK의 입단 테스트를 합격해 이대수의 추천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그의 예상대로 박정배는 새 팀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예전에는 보여줘야 하는 입장인 만큼 마무리훈련이나 교육리그부터 전력질주하는 바람에 정작 전지훈련이나 시즌 때는 제 힘을 못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1년을 두고 보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요령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연봉도 차차 오르고 있고. 아내와 딸, 아들도 있으니 더 벌어야지요”. 박정배가 쓰는 방출 선수 성공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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