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기일에 다시 날아오른 제자 추신수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7.05 06: 10

존경하던 스승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일까.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는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연장 11회말 2사 1,2루에서 우전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추신수가 태평양 건너에서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던 이날은 바로 그의 부산고 시절 스승이었던 故 조성옥 감독의 4번째 기일이었다. 조 감독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부산고 야구부 감독을 맡아 추신수, 정근우, 장원준, 손아섭 등 프로 선수들을 길러냈으나 2009년 7월 4일 향년 49세에 간암으로 별세했다.

조 감독은 평소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훈련량과 엄격한 리더십으로 유명했으나 추신수의 아버지 추소민씨가 "감독님은 일부러 촌지를 받아 나에게 맡겨두고 어려운 선수들의 생활을 뒤에서 도우셨다"고 할 만큼 선수들을 위하는 마음이 컸던 스승이었다.
그런 조 감독에 대한 존경심이 깊던 추신수는 고인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것에 죄송함을 느끼며 2011 시즌이 끝나자마자 한국에 들어와 자비를 들여 서울의 한 절에서 영산재를 치르기도 했다. 고인의 부산고, 동의대 재직 시절 제자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추신수는 이날 추도사에서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난다. 아직도 감독님이 돌아가신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아직도 제 휴대전화에는 감독님 번호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좋은 곳에서 지켜보고 계실 거라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 제자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며 조 감독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낸 바 있다.
추신수는 조 감독에게 했던 약속대로 메이저리그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올 시즌 후 FA 대박을 노리고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그는 4일 개인 통산 4번째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하늘에서 그를 지켜볼 스승이 뿌듯해할 선물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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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열린 故 조성옥 감독 영산재에서 영정을 들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추신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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