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KIA가 결국 칼을 뽑아들 전망이다. 팀 마무리 교체가 골자다. 앤서니 르루를 대신할 새 마무리 투수의 낙점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선동렬 KIA 감독은 우천으로 연기된 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마무리 교체 의사를 밝혔다. 앤서니의 부진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향했던 앤서니는 불안감이 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최근 들어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으로 신뢰를 잃고 있다.
선 감독은 “제 공을 던지면 괜찮은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최근 실패를 하다보니 자신감을 잃었다”며 앤서니의 부진을 진단한 후 “앤서니와 면담을 했는데 스스로 2군에 내려가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지금 1군에서 던지면 안 좋을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에 가서 결정하겠다고 한 선 감독의 의사를 고려하면 마무리 교체는 기정사실화로 보인다.

앤서니의 향후 거취는 유동적이다. 스스로의 의사대로 2군에 내려가 심신을 정비한 뒤 다시 마무리로 복귀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선발 복귀 가능성도 있다. 앤서니는 지난해 11승을 거뒀던 검증된 선발 투수다. 열흘 정도로 정비 기간을 가지면 다시 선발로 뛸 수 있다는 것이 선 감독의 생각이다. 양현종의 부상으로 선발 한 자리가 비어버린 KIA의 팀 사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느 쪽이 됐든 KIA는 새로운 마무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마무리 낙점을 비롯한 불펜 재정비의 필요성이 있다. 일단 선 감독은 “박지훈과 송은범을 써볼 생각”이라고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동훈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단 마무리 체제다. 그 중 안정감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면 고정 마무리로 갈 수도 있다.
박지훈은 최근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0이다. 피안타도 하나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내고 있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송은범은 통산 16세이브와 23홀드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계투 경험이 풍부하다. 올 시즌 시작 전 SK의 임시 마무리로 뛰기도 했었다. 유동훈도 한 때는 팀의 고정 마무리였다. 2009년 22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뒷문을 지켰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불안요소가 있다. 확실하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선 감독은 송은범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최근 투구 중 발을 다치며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을 늦게 시작한 탓에 아직 운동량도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박지훈은 마무리 경험이 부족하고 유동훈은 전성기 구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기존 선발 요원들의 마무리 전향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KIA의 새 뒷문지기는 누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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