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이 구세주로 나설까?
KIA 불펜은 오래된 약점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소방수 앤서니 르루가 20세이브를 따내고도 4점대 방어율에서 드러나듯 튼튼하지 못하다. 소방수 앞을 지키는 불펜진도 그리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래도 무엇보다 앤서니의 최근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앤서니는 6월 이후 방어율이 8.75에 이른다. 세이브를 따내면서도 부진할때는 와르르 무너졌다. 소방수가 제몫을 못해 뒤집히는 경기의 후유증은 크다. 단순한 1패가 아닌 2패, 3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7일 삼성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5-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하자 3연패로 이어졌다.

선동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불펜진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앤서니를 시즌 끝까지 믿어보려고 했으나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일단 전반기 까지는 앤서니, 구위가 올라온 박지훈이 더블 스토퍼 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8경기에서 두 투수의 구위를 지켜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송은범의 구위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새로운 소방수이다. 만일 박지훈을 포함해 앤서니와 송은범이 끝내 여의치 않을 경우 누가 대안으로 나설 것이냐이다. 결국은 기존 선발진으로 눈길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윤석민과 김진우 가운데 한 명을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김진우는 소방수 경험이 짧은데다 몸 상태가 선발투수에 적합하다. 1주일에 3~4번 가량 불펜대기를 해야되는데 어깨, 팔꿈치, 무릎이 잦은 불펜투구와 등판을 소화하기는 어렵다. 결국 최후의 카드는 윤석민으로 좁혀질 수 밖에 없다. 신인때부터 필승맨과 소방수로 뛰었고 다양한 구질과 마운드 운영능력,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이 윤석민 카드를 사용하는데는 제약이 있다. 올해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만큼 소방수를 강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힘든 카드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된다는 점에서 윤석민의 소방수 등장 여부는 KIA 행보와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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