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대로 차유람(26, 충남당구연맹)은 당구여신이었다.
차유람은 5일 오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3 제4회 인천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 당구 여자 9볼 개인전 준결승전에서 대만의 세계챔피언 저오취에유를 세트스코어 7-2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4일 10볼에서 우승을 차지한 차유람은 대회 2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초반 승부는 쉽지 않았다. 2-1로 리드하던 차유람은 3세트를 끝낼 결정적인 기회에서 실수를 했다. 수구가 홀로 들어가 버린 것. 프리볼 기회를 얻은 추취에유는 세트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췄다.

차유람은 흔들리지 않았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녀는 내리 5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갈랐다. 특히 7세트 마지막 2구를 남기고 보조브릿지를 사용해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기 후 차유람은 팬들의 사진촬영에 응해주며 승리를 만끽했다. 그녀는 “사실 9볼은 기대를 안했다. 10볼 금메달만 해도 만족했다. 그래서 오히려 긴장을 안했던 것 같다. 마음을 비우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2-2 동점에서 내리 5세트를 따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차유람은 “사실 2-2에서 코치님이 타임아웃을 부르자고 했다. 결정적 실수를 해서 3-1로 갈 수 있는 찬스를 날렸다. 그런데 의외로 덤덤하더라.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비결로 꼽았다.
차유람의 결승상대는 대만의 탄호윤으로 정해졌다. 준결승에서 탄호윤은 한국의 김가영을 접전 끝에 7-6으로 이겼다. 차유람은 “상대는 항상 바뀐다.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공과 싸우며 마음을 비우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차유람은 수많은 남성팬들에게 “항상 절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저와 더불어 당구를 사랑해주셔서 고맙다. 계속 응원을 부탁드린다. 오는 8월 중국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애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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