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이병규(39)가 사이클링 안타를 기록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파워, 정교함, 주루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몸 상태를 자랑했다.
‘라뱅’ 이병규는 지난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사이클링 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자신의 첫 번째 기록이다. 프로통산으로는 15번째 금자탑.
이병규는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로웠다. 1회 2사 1,2루에서 밴 헤켄의 146km 높은 직구를 밀어 때려 1타점을 올렸다. 배트 스피드가 밀리지 않았다. 3회 1사 1,3루에서는 이정훈의 몸 쪽 낮은 직구를 받아 놓고 잡아당기는 솜씨를 뽐냈다. 3점포를 쏘아 올리고 이병규는 손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덕아웃에서 환영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세리머니를 하며 사기를 북돋웠다. 이병규의 존재감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병규는 5회 1사 후 송신영의 70km대 커브를 잡아 당겨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구종을 가리지 않고 안타를 때려냈다. 이후 7회 2사 1루에서 이보근의 공을 걷어 올려 중전 3루타를 터뜨렸다. 자신의 별명대로 적토마처럼 3루까지 질주했다. 사이클링 안타의 대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6일 현재 이병규는 타율 3할7푼5리에 38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4할7푼7리로 매섭다. 39살의 이병규가 나이를 뛰어넘고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체력과 기술에 있다.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병규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좋다. 체력도 좋다”고 말했다. 또 “홈런 타자라기보다는 기술이 좋은 선수다”라며 이병규의 ‘롱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병규는 체력과 재능을 바탕으로 힘에만 의존하지 않는 타격을 하고 있다. 또한 배트 스피드도 느리지 않다.
주장으로서도 이병규는 LG에서 중요한 임무를 하고 있다. 박 위원은 “이병규는 LG 상승세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참 선수가 존재하고 희생함으로써 후배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다. 지지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규가 치고 달리며 희생하는 모습에서 LG 선수들도 덩달아 에너지를 받는다. 이날 나온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 안타 기록은 베테랑은 살아있음을 증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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