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 강민호는 20대 포수의 선두 기수. 2006년부터 롯데의 안방을 지키는 그는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할 만큼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동안 방망이만 잘 치는 포수의 이미지가 짙었던 강민호는 공수를 겸비한 특급 포수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최기문 롯데 배터리 코치가 바라보는 강민호는 어떤 모습일까.
2011년부터 지도자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최 코치는 강민호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어린 평가였다. 강민호의 신인 시절부터 지켜봤던 최 코치의 평가이기에 더욱 신뢰가 갔다.
최 코치는 롯데 투수들과 약속한 게 있다. "모든 건 나와 민호가 책임지겠다. 열심히 공부할테니 믿고 따라오라"고. 강민호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최 코치는 "포수가 생각을 갖고 공배합하는 것과 생각없이 공배합하는 건 확실히 다르다. 예를 들어 생각을 갖고 하면 실패하더라도 공부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자신만의 무언가가 생긴다"고 견해를 밝혔다.

강민호 또한 마찬가지. 국내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박경완(SK)과 진갑용(삼성)처럼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게 됐다. 강민호의 최대 강점은 이닝 소화 능력. 최 코치는 "이닝 소화 능력은 국내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송구와 리드 모두 할 수 없다. 민호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가운데 한 명인 후루타 아쓰야는 "투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포수의 최대 덕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격 좋기로 소문난 강민호 역시 투수와의 커뮤니케이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최 코치는 "외국인 투수들도 항상 민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민호는 항상 투수들이 안타 또는 홈런을 맞으면 자신의 잘못으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상호간의 믿음이 생겼다"며 "타 구단에서 이적한 정대현, 김성배, 김승회 모두 민호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8년째 롯데 안방을 지키는 강민호는 투수들이 한숨을 돌려야 하는 시점을 잘 파악한다. 투수가 의기소침할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용기를 불어 넣는다. 그래서 일까. 최 코치는 "강민호는 공수를 겸비한 완성형 포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포수의 기본적인 역할을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 코치는 "예컨데 팀이 패하더라도 4안타를 치면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를 치지 못해도 팀이 승리하는데 이바지하는 포수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다. 수많은 구단들이 공수를 겸비한 20대 포수 강민호를 눈독들인다는 후문. 현재 분위기라면 역대 최고 계약 조건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강민호도 채워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최 코치는 "싹싹한 성격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항상 포커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평소에 넉살 좋아도 포수 마스크를 쓰면 180도 달라져야 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좀 더 진지해야 한다"며 "포수는 상대에게 가벼운 인상을 주면 된다. 잘 하든 못 하든 항상 포커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블로킹에 대한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안방마님 강민호.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훨씬 더 많기에 그의 잠재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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