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문)우람이가 쳐 줘서 타선에 활기가 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5일 목동 LG전을 앞두고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타선에 대해 “강정호와 박병호가 안 될 때는 다른 타자들이 살아나야 한다”며 “그런데 정호와 병호가 안 되면 다른 선수들도 (경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나마 우람이가 쳐 줘서 타선에 활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의 말은 적확했다. 문우람은 이날 넥센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임무를 해냈다. 문우람은 이날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으로 날카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첫 두 타석에서는 리즈의 157km, 154km 강속구에 배트 스피드로 맞대응하며 중전안타를 날렸다.

4-8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는 좌완 류택현의 초구 122km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데뷔 첫 홈런으로 팀은 6-8로 바투 추격했다. 8회 1사 후에는 이동현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 8회 역전 드라마의 초석을 다졌다.
문우람은 올 시즌 10경기에 나와 타율 4할1푼5리에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인 OPS는 1.003을 기록 중이다. 10경기 밖에 뛰지 않았지만 4안타와 첫 홈런을 동시에 달성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문우람을 LA 다저스 ‘괴물’ 푸이그에 빗대 ‘문 푸이그’라고 불렀다. 그만큼 문우람의 임팩트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우람은 경기 직후 “2군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타격 코치님 조언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타격 자세도 교정했는데 이후 타율이 많이 올랐다”며 “방망이를 펼쳐놓고 스윙을 했었는데 이제는 귀 쪽으로 많이 끌어당겨 놓고 스윙을 한다. 다리도 들었었는데 지금은 끄는 방식으로 교정했다”고 타격감이 좋은 비결에 대해 말했다. 올 시즌 문우람의 퓨처스 리그 성적은 타율 148타수 50안타 3할3푼8리다.
이날 첫 중심 타선(3번 타자)에 배치된 문우람은 배짱으로 응답했다. 문우람은 “3번 타순이라서 나에게 기회가 많이 왔다. 그래도 큰 스윙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어느 타순에서든 똑같이 마음먹고 치자는 생각뿐이다”고 당차게 말했다. 문우람이 넥센 타선의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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