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과 위험한 배터리…손승락, "믿고 던졌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7.06 06: 21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손승락(31)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세이브를 따냈다.
손승락은 지난 5일 목동 LG전에서 팀이 12-9로 역전에 성공한 뒤 9회초 올라왔다. 그는 1이닝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2세이브째를 따냈다. 이때 포수 호흡을 맞춘 것은 바로 외야수 이성열(29)이었다.
이날 치열하게 전개된 경기 속에 야수 15명을 모두 소진한 넥센은 계속해서 라인업이 바뀌면서 포수 2명을 모두 썼고 결국 이날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이성열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두산 소속이던 지난 2011년 9월 27일 잠실 삼성전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이날 이성열은 2개의 포일을 기록하며 주자를 출루시키고 진루까지 허용했다. 손승락은 포구에 어려움을 겪는 포수를 앞에 앉혀놓았으나 큰 무리 없이 팀의 12-10 승리를 지킨 뒤 어느 때보다도 크게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손승락은 경기 후 "특별히 성열이라서 긴장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변화구도 많이 던졌다. 예전에 내가 경찰청 소속일 때 성열이가 포수 보는 것을 봐 믿고 던졌다. 아쉽고 그런 것은 없고 투수 하면서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기에 끝나고 기뻤다. 성열이가 앞에서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오늘 힘들지만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팀 후배들이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주는 모습에 앞으로 해볼 만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손승락과 이성열은 중간 중간 서로를 진정시키고 사인을 주고 받으며 9회 한 이닝을 버텼다. 임시방편으로 마스크를 쓰고 고군분투한 이성열과, 팀이 지고 있던 8회초부터 혹시나 몰라 몸을 풀고 있던 손승락의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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