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승 선착도, 선두 삼성을 한 경기 차이로 추격하는 것도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LG가 5일 목동 넥센전에서 10-12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회초부터 3점을 뽑으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으나 경기 내내 추격을 허용하더니 8회말 2사 만루서 상대 작전에 말려들었다. 넥센은 당시 2루 주자 강정호가 일부러 리드를 크게 했고 봉중근이 2루 견제구를 던지는 순간, 3루 주자 유재신이 홈을 파고들어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양 팀 총합 26안타의 난타전이었고 서로 불펜 필승조를 모두 투입,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한 팽팽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그만큼 1패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병규의 사이클링히트 대기록도 팀 패배로 빛을 잃었고 6월 중순 시리즈 스윕으로 균형을 맞췄던 상대 전적도 다시 열세가 됐다. 무엇보다 철벽을 형성했던 이동현과 봉중근이 모두 무너져 승리 방정식에 균열이 생겼다. 그동안 무섭게 승을 쌓으면서 불거진 불펜 필승조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수밖에 없어졌다.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역시 승리다. LG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원인 또한 여기에 있다. LG는 지난 5월 19일부터 연패를 당하지 않으며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7위였던 순위도 순식간에 2위로 올라갔다. 타선이 안 터지면 마운드와 수비의 힘으로, 마운드가 무너지면 타선의 폭발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누군가가 못해도 다른 누군가가 활약해 일명 ‘묻어가기’가 가능했다.
일단 반격을 위해선 선발투수 류제국의 호투가 필요하다. 전날에는 선발투수였던 레다메스 리즈가 올 시즌 최소 2⅔이닝 소화에 그쳤기 때문에 불펜진의 소모를 피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류제국이 최대한 길게 던져야한다. 긍정적인 부분은 류제국이 선발 등판한 7경기 중 6경기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숭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는 류제국은 넥센을 상대했던 지난 6월 14일 경기서도 6⅓이닝 2실점으로 활약했다.
반대로 넥센 선발투수 김영민 징크스에선 탈출해야 한다. LG는 이전부터 김영민에게 고전해왔다. 지난해 김영민이 기록한 선발승도 대부분 LG전에서 나왔다. 실제로 김영민은 통산 LG를 상대로 5승 1패 평균자책점 2.75 승률 83.3%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 선발 등판인 한화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김영민은 이미 여러번 LG를 발판삼아 일어나곤 했다.
지난 2년 동안 LG는 넥센만 만나면 꼬였다. 5일 경기처럼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러면서 2011시즌 상대전적 7승 12패, 2012시즌 상대전적 6승 13패로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데 있어 넥센은 LG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6월 14일 넥센과 잠실 3연전에 앞서 “상대전적에서 뒤졌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하려고 하기 때문에 좋은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LG는 시리즈 스윕에 성공, 순식간에 상대전적을 4승 4패 동률로 맞춘 바 있다.
당시에도 LG는 선봉장 역할을 류제국에게 맡겼었다. LG가 곧바로 넥센에 반격을 가해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줄지, 아니면 또다시 넥센 악몽에 시달릴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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