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은 왜 아직도 재미있을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7.06 10: 48

H.O.T를 시작으로 다양한 1세대 아이돌 스타들이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제대로' 통하고 있다.
H.O.T의 문희준-토니안, 젝스키스의 은지원, 지오디의 데니안, NRG의 천명훈이 모인 핫젝갓알지가 케이블 프로그램에 이어 KBS '불후의 명곡'에서도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H.O.T의 강타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솔직털털한 '아저씨'로 매력 어필에 나섰다.
핫젝갓알지는 tvN '택시' 등에도 게스트로 등장하며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아주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으며, 강타는 엠넷 '보이스코리아' 심사위원의 위엄을 벗어던지고 친근하게 다가섰다.

새로운 스타가 끝없이 쏟아지고, 유행하는 포맷이 쉴 새 없이 바뀌는 예능프로그램이 1세대 아이돌을 여전히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보고 있는 것. 특히 신화나 이효리가 최근 가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1990년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1세대 아이돌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1세대 아이돌의 이야기가 여전히 재미있는 것은 당시 대부분의 아이돌이 신비주의를 고집해 여전히 대중에게 가려진 면이 많은데다, 뒤늦게 실제 성격을 꺼내든 멤버들의 모습과 대중이 기억하는 당시의 멋진 모습 사이에 괴리가 흥미롭기 때문.
은지원이 선두였다. 그는 이미 KBS '1박2일'에서 막무가내에 짓궂은 성격으로 '은초딩'이라는 별명을 얻어, 젝스키스의 카리스마 리더를 기억하던 대중을 혼란스럽게 한 바있다.
 
그 바통을 다른 아이돌스타들도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있다. 천하의 H.O.T 멤버가 새파란 후배 틴탑에게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거나, 강타가 잔뜩 헝클어진 머리로 라면을 먹는 장면은 여전히 신선하다.
이들의 카리스마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팬층이 지금의 20~30대로 현재 TV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층인 것도 1세대 아이돌의 강점. 이들이 여전히 1세대 아이돌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한, 새로운 예능 스타를 발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게스트가 아닐 수 없다. 또 지금의 아이돌스타들이 매우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다 해도, 1세대 아이돌 팬덤의 폭발력에는 아직 못미치고 있기도 하다.  
1세대 아이돌의 태도에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아이돌스타의 신비감을 스스로 벗어던졌고, 정작 활동 당시엔 친하지 않았던 동료들과 '동지애'도 나누고 있다. 은지원은 최근 발표한 토니안의 신곡에 피처링하기도 했다. 10년 전만 해도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다.
1세대 아이돌 가수를 맡고 있는 한 소속사 관계자는 "누구보다 화려하게 전성기를 보냈지만, 그만큼 외롭고 치열했다. 그런 이들이 다소 여유를 가진 시점에서 다시 만나 정말 순식간에 친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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