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풋사랑, 드라마·예능 살리는 히든카드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7.06 11: 26

아이들의 로맨스에 이렇게 설레도 되는 걸까? 누가 아이들의 사랑을 얕잡아 봤던가. 아이들의 풋사랑이 최근 안방극장을 뜨겁게 물들이고 있다. 그들의 사랑은 아직 풋풋하고 귀엽지만 반응은 성인들의 진한 로맨스 못지않게 뜨겁다.
지난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가슴 절절한 아역들의 연기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인공 이훤과 허연우를 연기한 배우 여진구와 김유정은 성인들을 능가하는 애틋한 멜로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해를 품은 달' 이후 많은 드라마에서 아역들의 사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종영된 MBC 드라마 '보고싶다' 역시 첫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답게 중학생 이수연(김소현 분)과 한정우(여진구 분)의 로맨스를 애틋하게 담아냈다. '해를 품은 달'과 '보고싶다'에서 남자주인공의 아역을 맡아 첫사랑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연기했던 여진구는 두 작품으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는 1회부터 아역들의 귀여운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조선 최초 사기장이 되는 유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진지희와 어린 광해를 연기하는 노영학은 성인을 능가하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우연히 숲 속에 있는 함정에 갇히며 운명적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고, 진지희와 노영학은 귀엽고 진지한 감정연기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진지희와 노영학의 로맨스가 진짜 연애보다 더 설렌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아역들의 로맨스에 대한 뜨거운 반응만큼 시청률도 좋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불의 여신 정이'는 경쟁작인 SBS '황금의 제국'과 KBS 2TV '상어'를 제치고 전국기준 11.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 드라마 초반, 아역들의 로맨스가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것.
앞서 '상어' 역시 경수진과 연준석의 절절한 로맨스로 시선을 끌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가슴 속에 상처를 안고 사는 조해우(경수진 분)와 해우 집안의 운전기사 아들로 무뚝뚝한 성격을 지닌 한이수(연준석 분)의 만남은 처음부터 애틋했다. 두 사람은 풋풋한 첫사랑을 애절하게 그리며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셨고, 시청률과 별개로 드라마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또 실제로 8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나이차이가 무색하게 느껴질 만큼 잘 어울렸다는 평이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아이들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연출되지 않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윤후와 지아, 그리고 준수의 풋풋한 로맨스가 더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송중국의 딸 송지아는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유일한 여자아이. 때문에 방송 초반부터 홍일점으로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첫 여행부터 '지아앓이'에 빠졌고, 아빠들도 깜짝 놀랄 만큼 지아를 향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아를 '지아씨'라고 부르는가 하면, 말끝마다 지아를 언급했고, 행여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아 역시 그런 윤후의 지극정성에 감동했는지 최근 윤후에게 호감을 보이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윤후에 이어 배우 이종혁의 아들 이준수도 지아앓이에 빠졌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뒤늦게 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준수는 최근 '아빠! 어디가?' 팀의 분교 캠핑에서 자아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준수는 이종혁과 잘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지아의 집에 가는가 하면, 자신을 데리러온 아빠에게 "지아와 더 있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평소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던 준수는 지아와 함께 색칠공부를 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고, "지아 좋아하는 거 너무 티내지마"라는 아빠의 말에 "네"라고 대답하며 엉겁결에 지아에 대한 마음을 인정해버렸다. 이날 보여준 준수의 모습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화제가 되며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르내렸다.
드라마나 예능이나 성인들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아이들의 풋사랑, 이쯤 되면 양념이 아닌 안방극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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