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를 쓰면 꿀밤 한 대. 타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항상 붙어 다니는 '절친' 후안 우리베(34)가 동생 류현진(26)의 시즌 7승을 안겼다.
우리베는 6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3루수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우리베는 투런홈런 포함 무려 7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아끼는 동생 류현진에게 듬뿍 득점지원을 베풀었다. 7타점 모두 승리에 결정적인 타점이었다.
0-1로 뒤진 2회 다저스는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보통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득점확률이 가장 높을 때 타점을 올려줘야 뒤에 나오는 타자들이 편하게 타격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무사 만루에서 득점 없이 아웃을 당하면 후속 타자의 병살타에 이닝은 끝난다.

다저스는 A.J. 엘리스가 짧은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되며 득점없이 아웃카운트만 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등장한 우리베는 맷 케인의 4구 88마일 슬라이더를 두들겨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베는 4-1로 앞선 3회 1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또 다시 88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앞으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샌프란시스코 좌익수 콜 길레스피가 이를 잡기위해 몸을 날렸으나 공은 뒤로 빠졌고, 그 사이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우리베의 싹쓸이 3루타다.
그리고 7회, 우리베는 8-1로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마이크 키컴을 상대로 투런포까지 쏘아 올리면서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사실상 류현진의 7승을 가져온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7타점을 올린 우리베는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을 세웠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우리베와 류현진은 평소와는 달리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건조한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무리 큰 점수 차로 앞서도 아직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이었기에 집중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오늘은 서로 굳은 얼굴로 하이파이브를 해도, 내일이면 둘은 다시 서로 꿀밤을 날릴 것이다. 우리베는 승리에 목마른 류현진에 이날 밤 7타점짜리 달콤한 7승 꿀밤을 선사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