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 류현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 투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06 14: 38

경기당 꾸준히 6~7이닝을 책임져 주는 투수와 한 경기는 완봉승, 다음 경기는 조기강판 당하는 투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과연 감독은 어떤 투수를 선택할까.
세계 어느나라 야구감독이고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만약 평균자책점이 후자가 좀 더 낫다고 하더라도 감독은 꾸준히 퀄리티스타트 언저리의 투구를 하는 선수를 선호한다. 바로 경기에 대한 계산이 서는 투수기 때문이다.
무수한 변수가 있기에 쉽사리 경기의 향방을 점치기 힘든 것이 야구지만, 모든 감독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계획을 짜 놓는다. 선발투수가 최소 몇 이닝을 막으면 경기 상황에 따라 어떤 불펜투수를 투입, 몇 이닝을 던지게 할 지 모두 생각 해놓는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대한 변수를 줄여야 강팀이 되는데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는 강팀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바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그렇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단 한 경기도 무너진 적이 없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⅔이닝동안 4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14호 퀄리티스타트를 거두는 것과 동시에 대망의 7승 고지를 밟은 류현진이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 야구다. 이날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인 샌프란시스코 선발 맷 캐인은 작년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정도로 훌륭한 투수지만, 이날 2⅓이닝 8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17번 경기를 치르면서 조기강판 당한 경기가 한 번도 없다. 가장 적게 던진 경기가 5이닝, 그것도 단 한 번 뿐이었다. 또한 가장 많은 실점을 한 경기가 6이닝 5실점, 그 다음이 6이닝 4실점이었다. 이 세 경기를 제외하고 류현진은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물론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류현진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10번이나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만루에서 단 한 번도 안타를 맞지 않고 땅볼로만 2점을 내줬을 뿐이다. 류현진의 시즌 피안타율은 2할4푼5리, 그러나 주자가 나가면 2할3푼5리로 떨어지고 득점권에 있을 때는 2할3리로 더욱 낮아진다.
언젠가는 류현진에게도 위기가 찾아 올 것이다.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단 한 경기도 무너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버티는 류현진에게는 '철옹성'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류현진은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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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샌프란시스코=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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