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비슷한 스피드로 날아가는 데다 움직임이 예년만큼은 나오지 않아 공략당한 것 같았다”.
애정이 없다면 쓴소리도 없게 마련. 부상의 질곡을 견디고 팀의 주축 선발로 다시 뛰는 만큼 감독이자 야구 선배로서 조언을 던졌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4년차 베테랑 선발 배영수(32)가 변화를 통한 재도약할 수 있길 바랐다.
류 감독은 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5일) 경기를 복기하며 “두산 타자들이 영수의 변화구를 굉장히 잘 공략하더라”라고 밝혔다. 뒤이어 류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숙소에 들어와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보는 데 손혁 위원이 배영수의 예전 변화구와 현재 변화구를 비교하며 다소 무뎌졌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당시 배영수와 지금 배영수의 슬라이더를 비교했다. 그 당시와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직구 구속 차이도 컸으나 변화구 움직임에서도 차이가 있더라. 그 공들을 어제 두산 타자들이 잘 공략했다”.
실제로 1회 김현수에게 내준 선제 결승 우월 투런은 4구 째 몸쪽 슬라이더(133km)가 공략당한 것이다. 움직임이 예전만큼은 아니었다보니 김현수의 스윙 궤적에 그대로 당하고 말았다. 류 감독은 배영수가 직구-슬라이더-체인지업 패턴 대신 커브 등 좀 더 타이밍을 확실하게 뺏을 수 있는 구종을 구사하길 바랐다.
“영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스피드가 비슷하게 날아간다. 이 경우 무브먼트가 예전만큼은 아닌 상황에서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언젠가 영수에게 커브를 던지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타이밍을 좀 더 뺏을 수 있는 다른 타이밍의 오프스피드 피칭이지 않은가”. 현역 시절 한 시대를 풍미한 유격수인 만큼 타자 입장에서 어떤 투구 패턴이 좀 더 어렵게 다가갈 것인지 유추해 조언한 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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