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원년 멤버 미르와 새 멤버 박형식이 각기 다른 매력 포인트로 시청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묵묵하게 형들의 뒤에 서 있던 미르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아기 병사 박형식의 모습은 극명한 차이를 낳으며, 비교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진짜 사나이’에 합류한 박형식은 보호 본능을 유발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신병 동기인 장혁을 만나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잘 부탁드린다”며 바들바들 떨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훈련을 받기 전 본의 아니게 대형의 기준이 됐다 전우들에게 단체 기합을 선물하기도 했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도 공손히 가슴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며 잘못된 예를 집대성해 보여줬다.
군에서 마주하는 모든 게 낯선 그는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온몸으로 SOS를 청했다. 하지만 하루에 세 번 상남자로 돌변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식사 시간. 그는 맛다시를 맛본 후 유토피아를 만난 감격스러운 모습을 하고, 치킨 가게를 차릴 기세로 많은 양의 음식을 식판에 담아오기도 했다.

한달 전 박형식의 자리에는 엠블랙 미르가 있었다. 미르는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일순위로 뒀다. ‘멘붕’에 빠진 정신 상태는 박형식과 다름 없었을 미르지만 그는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는 그는 박격포를 4분 30초 내에 설치해야 하는 미션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른 팀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고통을 숨겼고 끝까지 미션을 완수했다. 고생스럽지만 티는 나지 않는 손빨래를 할 때도 선뜻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는 빨래 비누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샴푸를 두어 차례 펌프질 해 조물조물 손빨래를 마쳤다.
아마 미르는 ‘진짜 사나이’ 전 회차를 통틀어 국군 장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 인물일 것이다. 그는 훈련소에서 휴대폰을 반납할 것을 대비해 걸그룹 멤버들의 전화번호를 살뜰히 자신의 수첩에 옮겨 적어갔다. 비록 여러 번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결국은 씨스타 보라와 통화에 성공했다. 씨스타, 카라의 사인 CD를 챙겨가는 센스도 발휘했다.
형님들과 함께 하는 ‘진짜 사나이’에 대한 미르의 애착은 매우컸다. 엠블랙 컴백 일정과 허리 통증이 겹치면서 하차를 하는 쪽으로 제작진과 의견을 모았으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잔류를 결정했을 정도다. 늘 밝고 까부는 예능돌 미르가 남자들의 세계에 부딪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는 건 시청자들의 특별한 즐거움이기도 했다.
힘들어만 보이던 박형식도 합류 한 달 째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 방황하던 아기 병사 박형식에서 늠름한 대한건아로 거듭나는 그의 모습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120kg 통나무를 들어올리는 목봉 체조, 눈물 콧물 쏙 뺀 지옥의 화생방 훈련, 11미터 상공에서 몸을 던지는 레펠 훈련 등 고난도 훈련을 박형식은 패기와 집념으로 마쳤다.
박형식과 미르, 두 매력적인 신병의 모습을 ‘진짜 사나이’에서 동시에 만날 수는 없겠지만 두 사람이 신병으로서 갖춰야 할 매력 덕목을 마련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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