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변신과 연구, 진화하는 괴물 류현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07 06: 15

허허실실. 어쩌면 '괴물투수' 류현진(26,LA 다저스)을 가장 정확히 가리키는 말 일수도 있다.
커다란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장난기 넘치는 표정, 그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보여주는 행동은 류현진을 평범한 20대 중반 청년으로 보이게 한다. 그렇지만 막상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뛰어난 승부사로 변신한다. 완봉승을 해도, 홈런을 맞고 실점을 해도 표정의 변화가 없는 류현진이다.
그리고 류현진의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끝없는 변신과 상대에 대한 연구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류현진은 전반기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를 펼치고 있다. 6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6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7승을 거뒀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 번째는 투구폼 수정, 그리고 두 번째는 본인이 직접 샌프란시스코 상대 타선을 분석했다는 점이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승엽이 2003년 시즌을 앞두고 또 타격폼 수정을 하자 양준혁은 "왜 고생해가며 자꾸 무언가를 하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타격폼 수정은 밸런스가 흐트러질 위험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그 해 56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그 후로 양준혁은 나이 어린 후배 이승엽을 존경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류현진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7승 3패 111⅔이닝 평균자책점 2.82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끊임없이 변신을 하고 있다. 보통 페이스가 좋을 때는 변신을 할 생각을 쉽게 할 수 없지만 류현진은 6일 등판에서 투구폼을 조금 수정해 던졌다.
원래 주자가 없을 때 디딤발인 오른발을 약간 든 후 투구를 했던 류현진이지만, 6일 경기에서는 주자가 없을때도 마치 셋포지션에서 투구를 하는 것처럼 슬라이드 스텝으로 공을 던졌다. 때문에 류현진은 이날 최고구속이 92마일(약 148km)에 그쳤지만, 재빠른 투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분명 땀과 노력의 산물인 투구폼 변신이지만, 류현진은 경기 후 "그냥 한 번 투구폼을 바꿔봤다"며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했다. 그게 또 류현진의 매력이다.
또한 6일 경기는 류현진이 직접 상대타선에 대한 전력분석을 했다. 앞선 샌프란시스코와의 3경기에서 류현진은 피안타율이 3할8푼6리까지 이를 정도로 많은 안타를 맞았다.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은 적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을 준비하면서 허니컷 투수코치와 A.J. 엘리스가 '샌프란시스코랑은 3번이나 붙었으니 직접 전력분석을 해 봐라'고 말하더라. 내가 준비해서 안타를 덜 맞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말은 쉽지만 루키가 전력분석까지 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은 1년차 신인이지만, 이미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한 그는 8년차 중견급 투수다.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끝없이 변신하고 공부하는 지금의 류현진을 만들었다. '괴물투수' 류현진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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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샌프란시스코=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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