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 이하 ‘스캔들’)이 초반부터 높은 몰입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5년 전인 1988년 각각 형사와 건설회사 사장 톱 여배우와 몰락한 부잣집 딸을 연기하는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김혜리 등 연기력이 받쳐주는 중년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스캔들'에서는 아들의 목숨을 잃게 한 장태하(박상민 분)의 아들 장은중을 유괴한 하명근(조재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명근은 증거를 바꿔치기 해 유괴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났고, 장태하는 그런 그를 유괴범이라 확신하며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
조재현은 아들을 잃은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혀 유괴를 저지르는 아버지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했다. 특히 과한 감정의 표출 없이도, 아들과 닮은 장은중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가슴 아파하거나 자신을 목격한 장태하가 증거를 만들기 위해 목을 조여 올 때 애써 침착함을 지키려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긴장감있게 전달됐다.

박상민은 조재현과는 또 다른 폭발적인 연기로 극에 균형을 맞췄다. 그는 돈에 집착하는 속물적인 인물의 성격과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을 절묘하게 연기로 표현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으로 확신하고 있는 하명근에게 처절한 모습으로 돈을 제시하거나, 책상에 이마를 찧으며 폭발적인 분노를 표현하는 그의 모습은 악하지만, 아버지이기도 한 장태하의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또한 조재현과 박상민은 서로 만나는 모습에서도 뛰어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형사를 그만두고, 서울을 떠나는 하명근과 그런 그를 여전히 아들의 유괴범으로 확신하고 있는 장태하가 기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는 장면은 한 편의 영화 못지 않은 카리스마 대결을 연출하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아버지들의 대결 뿐 아니라 어머니들의 대결 역시 흥미를 더했다. 남편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5년 간 아들을 숨기며 살아온 부잣집 딸 윤화영 역을 연기하는 신은경과 탐욕스럽고 천박한 톱배우 고주란 역을 연기하는 김혜리는 너무나 다른 이미지로 흥미를 끌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크게 일조했다. 특히 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윤화영의 모습과 그런 그에게 찾아와 부적을 꺼내 놓는 윤주란의 팽팽한 기싸움은 남자들과는 또 다른 여자들의 대결에도 눈길이 가게 했다.
현재 투 사람은 장태하와 '태하건설'을 사이에 두고 각각 자신의 자녀들을 후계자로 세우기 위해 대결을 펼치고 있는 상황.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윤화영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진짜 자신의 아들이 아님에도 잃어버린 아들 장은중을 되찾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 두 사람이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 기대감을 모았다.
한편 ‘스캔들’은 시작은 선이었지만 악이 된 인물과 자신이 악인지 모르는 악이 싸우는 이야기를 기본 토대로 한다. 복수 그 이후의 삶과 상처와 극복에 관한 이야기로 조재현, 김재원, 박상민, 신은경, 기태영, 김혜리, 김규리, 한그루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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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