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이병헌, 왜 브루스 윌리스보다 더 돋보일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7.07 10: 04

이병헌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출연은 더이상 큰 뉴스거리가 아니다. 한류스타를 넘어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이미 할리우드 연예계에 녹아든지 오래다. '지 아이 조' 시리즈의 대성공으로 북미 지역에서도 흥행 보증수표 물망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그런 그가 신작 '레드: 더 레전드' 국내 개봉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안소니 홉킨스, 캐서린 제타 존스 등 말 그대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들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다.
이 영화에서 이병헌은 또 악역 캐릭터를 맡았다.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한 이연걸이 그랬듯이, 대부분의 동양권 스타들처럼 이병헌도 할리우드에서 악역으로 데뷔했고 이번 '레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역의 비중과 캐릭터 성격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중이다.

영화 속 액션의 이병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그가 소화하는 대사 역시 늘어났고 단순히 '나쁜 놈'으로 치부될 악역이 아니라 극 전개를 이끌어가는 핵심 캐릭터로 자리잡고 있다. 할리우드가 이병헌을 동양권 흥행용 스타 캐스팅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주연 배우로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레드: 더 레전드'에서 킬러 ‘한’을 연기한 이병헌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미국에서 진행된 모니터링 시사회에서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1위’로 꼽힌 ‘한’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국내에서도 궁금증이 증폭되는 배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병헌은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프리미어 시사회 전, 약 10여 개의 해외 매체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시사회 이후 약 10배에 달하는 100여 개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예정보다 훨씬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또한 지난 5월 제66회 칸영화제에서도 영화가 끝난 후 여기저기서 “'G.I. Joe' Guy(이병헌)”에 대해 언급하는 현지 바이어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레드: 더 레전드'의 이병헌이 연기한 킬러 ‘한’은 그 동안 아시아 배우들의 전형으로 자리잡은 단순한 악역이 아닌 ‘한’이 가진 사연과 캐릭터 특유의 코믹함 그리고 킬러라는 직업이 어우러져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는 게 수입사의 설명이다.
‘한’은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를 쫓는 단순한 킬러가 아니라, 전직 CIA 레전드였고, ‘프랭크’와 깊은 과거사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이병헌은 인터뷰를 통해 “’한’은 킬러이지만 어딘가 2% 부족한 허당 캐릭터이다. 관객들에게 분명히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봐준 것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레드' 속 이병헌은 특히 강렬하고 날렵한 액션으로 영화를 지배한다. 이미 장년에 접어든 다른 남자 주연들과 달리 이제 전성기를 맞이한 중년 배우의 힘과 경륜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병헌에게 할리우드란? 지금이 바로 정상을 향해 돌진하는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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