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사실을 '쿨'하게 인정하는 연예인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스타들의 연예 풍속도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정확한 것은 연예인들보다는 스타들의 열애를 받아들이는 대중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톱스타들의 열애 공개가 줄줄이 이어졌다. 증권가 '찌라시'에서 퍼지거나 혹은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종종 들리던 열애설은 대부분 '진짜'로 인정됐다.
상반기에만 톱스타 배우 조인성-김민희, 축구선수 박지성-김민지 아나운서에 이어 배우 원빈-이나영이 공식적으로 대중에 '커플'임을 인정했다. 이런 열애가 기사로 보도되기 전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열애설'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솔직히 언감생심이다. 왜? 스타들의 열애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충격이 덜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1년 가수 서태지-배우 이지아의 스캔들 이후다. 이들은 열애보다도 이혼 기사가 먼저 보도돼 그 만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세기의 스캔들'이라 할 만한 이 사건을 겪은 대중은 이제 왠만한 열애설에는 꿈쩍하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서태지는 지난 5월 16세 연하의 배우 이은성과 결혼을 발표해 다시한 번 세상을 뒤집어놨다.
이와 함께 톱스타들의 열애에 무조건적인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축하와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것이 이 중론이다. 조인성과 김민희를 보고는 모델 같은 두 사람의 어울림을 극찬했고, 박지성을 보며 '캡틴박이 드디어 장가간다'라며 뿌듯해하는 반응이 많았다. 원빈-이나영에게는 '1등끼리 만나는 더러운(?) 세상'이라 너스레 섞인 토로를 하면서도 서로 꼭 닮은 '비주얼 커플'이라며 이들의 만남을 축하해줬다.

관계자들 역시 이제 열애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데 동의한다. 이는 '연예인 신비주의'의 종말과 맥을 같이 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서태지-이지아 스캔들은 과연 앞으로 더 강력한 스캔들이 등장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이후 관계자들이나 팬들이 스타들의 열애 소식을 접하는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그것은 시시하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충격 요법같은 것이다. 누가 누구를 만난다고 해도 크게 놀랄 것은 없다. 더 놀랄 일은 잘 없을 테니까"라고 전하기도 했다.
스타들 역시도 물론 사진이 찍혀 쉽사리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것도 있지만 무조건적인 부정이라는 보수적인 분위기에서는 벗어났다는 후문이다. 물론 광고 계약 등의 복잡한 문제는 남아 있다.
이제 스타들의 열애는 단순히 '누가 누구를 만나냐'가 화제가 되기 보다는 그들의 데이트 방식, 무엇을 입고 어디를 가나, 열애사가 얼마나 드라마틱한 내용을 갖고 있느냐가 더 대중의 관심을 받는 듯 하다. 스타들의 열애를 받아들이는 대중 역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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