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차 박빙 리드였더라도 팀이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시점이었다. 그런데 곧바로 역전을 허용하며 조기 강판했다. 그로 인해 계투 요원들에게 부담이 가해졌고 순위 경쟁 본격 가세를 노리는 팀은 승부처가 될 만한 경기를 너무 쉽게 놓쳤다.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30)을 어떻게 해야 하나.
올슨은 7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출장해 2⅓이닝 5피안타(사사구 3개) 2실점을 기록한 뒤 2-2로 맞선 3회초 1사 1,2루서 우완 김상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승계주자 두 명의 득점까지 포함하면 올슨의 최종 실점은 4점. 그래도 지난 4경기서 5이닝 이상은 꼬박꼬박 채웠던 올슨은 조기 강판하며 계투진에 부담을 안기고 말았다. 팀은 2-8로 패하며 안방 5연승 행진을 마쳤다.
1회초 배영섭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상수의 2루 땅볼로 2아웃을 만든 올슨은 최형우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리고 이승엽에게는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줬다. 수비위치를 뒤로 뺀 유격수 김재호가 잘 잡아냈으나 2루수 오재원이 더 뒤에 있어 범타가 아닌 안타가 되었다.

결국 박석민을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올슨은 채태인에게 1타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선실점했다. 2회 두산이 김재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1 리드를 잡은 뒤 맞이한 3회초. 그러나 올슨은 지켜내지 못했다.
김상수를 투수 앞 땅볼 처리했으나 최형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이승엽 타석에서 높은 폭투로 최형우의 2루 진루를 막지 못한 올슨. 올슨은 이승엽을 볼넷 출루시킨 뒤 박석민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줬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두산은 그대로 올슨을 강판시켰고 후속 김상현이 승계주자 두 명의 실점을 막지 못하며 올슨의 최종 실점은 4점이 되었다.
사실 올슨은 두산이 개막 직전 갑작스러운 충격파 가운데 공을 들여 데려온 투수다. 당초 데려오기로 했던 2010시즌 14승 전력의 켈빈 히메네스가 지난 2월 도미니카에서 당한 팔뚝 부상으로 인해 합류할 수 없다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가뜩이나 이용찬의 팔꿈치 수술로 인해 선발진 구멍이 생겼던 두산은 일본 주니치에서 뛴 경력의 우완 맥시모 넬슨을 테스트했으나 넬슨은 합격점을 받지 못하고 캠프지에서 짐을 쌌다.
우완 일색 선발진에서 좌완을 추가시키고 싶어했던 팀은 노력을 기울여 오클랜드에 있던 올슨을 데려왔다. 매력적인 슬러브와 묵직한 볼 끝. 타 팀에서도 레이더망에 놓았던 투수였으나 두산의 야심작은 정작 한국 무대에서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4월 12일 롯데전서는 투구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50일 동안 선발 로테이션 공백을 낳았다. 올슨이 없는 동안 두산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 투수 운용을 하다가 처참히 망가졌다.
멀쩡한 몸 상태라면 분명 제 몫을 해줄 것이라던 팀의 기대에도 불구, 올슨은 아직까지도 팀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 이전의 구위가 나오지 않고 있다. 팀은 부상 치료와 재활도 시켜주고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실적이 도통 나오지 않았던 만큼 스스로 점점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준 올슨이다. 7일 경기 전에도 올슨은 비가 내리는 하늘을 주시하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말 그대로 사람은 좋다. 착한 성품을 지닌 올슨이지만 야구는 사람이 착하다고 계속 믿고 맡기기는 힘든 일이다. 그것도 실적이 안 나오는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단 1회로 기본적인 활약상부터 아쉬움이 크다. 두산은 올슨을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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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