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열릴 제84회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명단이 공개됐다. 4년 연속 올스타전 승리를 노리는 내셔널리그도 정예 멤버를 꾸린 가운데 아직 미정인 선발투수 자리에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MLB 사무국은 7일 오전 올스타전에 출전할 66명의 별들을 발표했다. 아쉽게도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신시내티)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MLB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각 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맞선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은 팬 투표로 선정되는 각 리그의 마지막 한 자리, 그리고 선발투수다. 내셔널리그도 선발투수의 영예를 놓고 몇몇 경쟁자들이 물망에 올라 있다.
올스타전 선발투수는 2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중이 크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준다는 점에서 그저 이벤트로 생각할 수 없는 올스타전이다.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선발의 임무는 가볍지 않다.

실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로 나서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는 그 대가를 월드시리즈에 치렀다. 벌랜더는 야유가 가득한 AT&T 파크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반대 지점에는 내셔널리그 선발투수 맷 케인(샌프란시스코)이 있었다. 벌랜더와 맞대결을 펼친 케인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왔다. 한편으로는 명예 측면에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했던 선수는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였다. 웨인라이트는 7일 현재 11승5패 평균자책점 2.36(리그 5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웨인라이트의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되면서 올스타전에 뛸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웨인라이트를 10일과 15일 경기에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하루를 쉬고 올스타전에 나설 수는 없다. 벤치에서 지켜볼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맷 하비(뉴욕 메츠)가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커쇼는 올 시즌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고 있지만(7승5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일한 1점대 자책점 선수다. 선발 풀타임 첫 시즌인 하비도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7승2패 평균자책점 2.27로 순항 중이다. 이번 올스타전 선수간 투표에서도 커쇼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선택은 사령탑을 맡게 될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몫이다. 일단 현지 언론들은 로테이션을 들어 커쇼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8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하는 커쇼는 이후 한 경기를 더 소화하더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채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다. 현 시점으로서는 하비보다도 하루의 더 휴식일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3년 연속 올스타에 이름을 올린 커쇼가 선발 마운드까지 점령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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