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이라는 기나긴 터널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다. 아직 보폭 자체는 그리 넓지 않지만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 세 차례의 재활 등판을 마친 가운데 빅리그 승격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컵스 입단을 확정 지은 임창용은 현재 팔꿈치 수술 부위에 대한 의학적인 재활을 마치고 실전 투구를 펼치고 있다. 아직 루키 레벨의 팀에서 던지고 있지만 어디서 던지느냐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는 큰 장애물이 없는 행보다.
임창용은 지난달 25일 첫 경기를 치렀다. 당시에는 1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하며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 다음 경기 등판이 예정보다 미뤄지면서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2일 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선전했고 6일 경기에서도 피안타없이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이닝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내용이 좋아짐은 물론 등판 간격도 짧아지고 있다. 청신호다.

임창용의 피칭을 지켜본 현지 언론도 페이스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루키팀 레벨에서는 임창용을 가장 눈여겨보며 멘트의 첫 머리를 할애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경기가 끝난 뒤 ‘시카고나우’는 “임창용이 복귀를 향한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선발로 나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1개의 삼진을 잡았다”고 전했다. ‘데일리헤럴드’ 역시 “메사(컵스 산하 루키팀)의 5연승이 끊겼다”라면서도 “임창용은 1이닝을 던졌고 삼진 한 개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루키팀에서의 시간은 거의 막바지 단계로 보인다. 많아야 2경기 정도 더 등판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 후에는 트리플A 산하 팀으로 승격해 본격적인 실전에 나설 전망이다. 선발이 아니라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는 만큼 1~2이닝 정도를 전력투구할 수 있는 몸 상태면 승격을 고려할 만하다. 연투 능력도 고려대상이다. 7월 말, 늦어도 8월 초를 예상하는 이유다.
컵스의 불펜 사정도 임창용의 조기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다. 7일 현재 컵스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88로 내셔널리그 8위다.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은 4.18로 12위까지 떨어진다. 최하위권이다. 지난해까지 마무리로 뛰었던 카를로스 마몰은 2승4패 평균자책점 5.86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며 결국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후지카와 큐지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혹시나' 했던 카드 두 장이 사라졌다.
돌고 돌아 마무리 보직을 꿰찬 케빈 그렉이 2승1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1.53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 연결고리가 약한 컵스다. 통산 159세이브를 기록 중인 그렉도 마무리로 아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기억은 없는 선수다.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 자원을 수혈하고 있는 가운데 임창용 역시 컵스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불펜에서 신뢰를 쌓는다면 스스로 말한 ‘2014년’ 전망이 밝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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