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7일 목동 홈경기에서 LG를 11-2로 완파한 직후 “3연승 이상의 수확은 되살아난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집중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3연승은 의미는 작지 않다.
▲ 되살아난 팀 분위기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넥센은 지난 5월 월간 성적 15승 7패로 삼성과 함께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팀 평균자책점(3.71)과 타율(.282)도 월간 3위로 안정적이었다. 5월이 끝났을 때 넥센은 1위를 수성했다. 팀 사상 처음으로 30승을 선점하는 등 파죽지세로 넥센표 야구를 펼쳐보였다.

그러나 6월 첫 고비가 찾아왔다. 안팎의 문제가 한 번에 번에 몰려왔다. 안으로는 김민우와 신현철이 잇따라 음주 운전 사건에 휘말렸다. 밖으로는 지난달 15일 잠실 LG전에서 나온 최악의 오심으로 0-9로 완패해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됐다. 8연패에 빠진 넥센의 6월 성적은 8승 13패 1무로 뒤에서 세 번째였다.
다시 7월 반등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스윕패를 당한 LG에 싹슬이 3연승으로 설욕했다. 1차전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12-10의 대역전극을 썼다. ‘신의 한수’로 불리는 염 감독의 3중 도루 작전 성공은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2차전에서는 선발 김영민의 안정된 호투에 힘입어 LG에 역전승했다. 3차전에서는 장단 16안타(2홈런)로 맹공격을 퍼부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기는 야구를 선보이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 문우람-김지수 발굴
젊은 히어로즈를 발견한 것은 또 하나의 결실이다. ‘문이그’로 불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문우람이 돋보인다. 문우람은 “투수를 잡아 먹겠다”는 자신의 말대로 타석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투수와 상대한다. 염경엽 감독 또한 “공을 띄우는 컨택 능력이 있다”며 “중견수 수비도 가능할 정도로 수비 범위가 괜찮다”고 칭찬했다.
8일 현재 12경기에서 타율(.438), 장타율(.583), 출루율(.481), 득점권 타율(.545)의 성적은 ‘괴물’ 수준이다. 염 감독은 팀 타선이 부진일 때 “그나마 (문)우람이가 쳐줘서 활기가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인 기록을 넘어 문우람은 넥센 타선에 신선한 자극을 가하고 있다.
김지수 또한 염 감독의 히든카드다. 김지수는 지난달 29일 1군에 등록돼 LG와의 주말 3연전 대타로 올 시즌 첫 경기에 나섰다. 8회 2사 만루 상대는 LG 마무리 봉중근. 김지수는 여러 차례 날카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봉중근을 괴롭혔다. 결국 11구 끝에 볼넷을 골라내는 끈질김을 보였다.
염 감독은 “야구는 얄밉게 해야 한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야구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염 감독 스타일의 선수로 보인다. 끈끈한 플레이를 한다.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2번째 타석 때 1루 슬라이딩을 하며 내야안타를 만들어 주키치를 압박했다. 이날 김지수는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등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했다.
▲ ‘염갈량’의 믿음
지난달 8연패 탈출 후 부침을 겪고 있던 염경엽 감독은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흐름이 좋지 않을 때는 5할 승률로 현재 상태를 잘 지키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선수들이 희망이다.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하기 때문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결국 선수들 스스로 반등의 기회를 만들며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염 감독은 평소 전반기까지 +10의 목표를 말해왔다. 넥센은 LG전 3연승을 달리며 8일 현재 40승 29패 1무로 +11를 기록했다. 넥센은 전반기까지 남은 5경기를 통해 1위 삼성(40승 26패 2무)의 자리를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 반등에 성공한 넥센이 전반기에 1위마저 탈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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