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주로 많이 나왔기 때문에 대타였던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죠".
넥센 히어로즈 강병식(36) 2군 타격코치가 11년의 프로 생활을 접고 은퇴식을 가졌다.
강 코치는 지난 7일 목동 LG전에 앞서 선수단, 관중들과 함께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강 코치는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배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구단에게서 기념패, 반지, 액자 등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은퇴식이 끝난 뒤 강 코치는 "이제야 정말 끝났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난다. 은퇴식까지 신경써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그 동안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나마 하게 돼 다행"이라고 식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11년 간의 프로 생활이란 '대타'와 동의어다. 강 코치는 "대부분을 대타로 뛰었기 때문에 대타였던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 대타로 나와 3루타(2타점)를 때렸던 것, 2006년 대타 만루포, 교체 끝내기 홈런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강병식 코치는 지난해 8월부터 플레잉코치로 전환하며 사실상 선수 생활을 마칠 준비를 했다. 강 코치는 딸 생일날 강진에 내려가 플레잉코치 제의를 받았다. 그는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선수가 끝나고 바로 코치가 되기도 어려운데 플레잉코치라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퓨처스 남부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넥센 2군의 숨은 공신이다. 김성갑 2군 감독 역시 "강 코치가 처음인데 선수들과 잘 호흡하면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영, 문우람, 김지수 등 2군에서 맹활약한 선수들 역시 "코치님이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신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강 코치는 "엄하게 할 때는 엄하게 한다. 그러나 혼나는 이유를 선수들도 납득을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 거기서 단점을 들추기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선수들이 고마워한다니 내가 더 고맙다"며 쑥스러워했다.
강병식 코치는 항상 긴장되는 팀의 승부처에 나와 결과를 내야 하는 대타로서 인정받을 만한 선수였다. 대타로 나와 성적을 내는 것은 꾸준히 나오지 않아도 언제든 칠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어렵다. 비싸고 화려하지 않아도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깨소금 같은 선수 생활을 접고 강 코치가 이제 제2의 야구 인생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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