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트리오 2군행, 이만수 감독의 노림수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08 06: 23

2013년 프로야구도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는 열흘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SK가 승부수를 던졌다. 주축 선수들을 2군에 보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방책인데 그 승부수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SK는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포수 조인성, 외야수 김상현, 내야수 나주환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대신 외야수 임훈 김재현, 그리고 내야수 최윤석을 1군에 불러 들였다. 내려간 선수들이 부상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하루에 세 명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7위에 처져 있는 SK로서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만하다.
이만수 SK 감독의 설명을 종합하면 일단 선수들에 대한 배려 차원이 크다. 조인성은 체력 문제, 김상현은 심리적인 부담, 그리고 나주환은 실전감각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고려한 결단이다. 이 선수들은 등록문제상 전반기 잔여 경기에는 뛸 수 없다. 김용희 퓨처스팀(2군) 감독의 지도 아래 마음을 편하게 먹고 후반기에 대비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올라오는 것이지만 2군에서의 모습에 따라 체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렇게 세 명의 주전급 선수들이 빠져 나갔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팀 운영 방식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만수 감독도 고심 중이다. 일단 이 감독은 엔트리 변경 전부터 대주자 요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김성현이 이 임무를 수행했으나 발이 아주 빠른 선수는 아니라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서 김재현은 그 적임자다. SK 최고의 준족이다. 충수염으로 시즌 직전 이탈하지 않았다면 좀 더 빨리 중용됐을 자원이다.
조인성의 빈자리는 이재원으로 메운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이재원이 1군에 복귀한 이후 틈틈이 포수 훈련을 지시했다. 당장의 활용폭이 넓어짐은 물론 향후 SK 포수진의 밑그림까지 생각한 포석이다. 이 감독은 “백업 정도의 몫은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럴 경우 이재원의 지명타자 출전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박경완이 아직 재활군에 있는 상황에서 올라올 포수가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열흘은 이재원으로 버텨야 한다.
부진하긴 했지만 어쨌든 한 방을 기대할 수 있었던 타자인 김상현의 공격력은 수비력으로 메운다는 심산이다. 이 감독은 “외야는 수비 위주로 짜겠다”라고 밑그림을 드러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좌로부터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를 포진시키고 외야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동민에는 1루를 맡기는 것이 기본적인 그림이다. 임훈이 백업으로 대기하고 박정권은 지명타자 임무를 수행한다. 이명기의 복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야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된 모양새다.
결국 이번 엔트리 교체에서는 1군의 수비 및 주루를 강화시키겠다는 이 감독의 의지도 읽을 수 있다. 2군에서 승격을 기다리고 있는 몇몇 공격형 선수보다는 임훈과 김재현을 불러들인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말썽을 부리고 있는 타격은 기존 선수들의 분발에 기대를 건다. SK의 승부수가 전반기 남은 일정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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