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이 빨라졌다. 발빠른 새 코너 투입은 물론이고, 가장 최근의 ‘핫’한 이슈들을 풍자나 패러디의 소재로 사용해 트렌드에 더욱 밀착한 느낌이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는 새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가 첫 선을 보였고, 박지성과 김민지 커플의 열애와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 배우 클라라의 시구 패션이 패러디의 소재로 등장했으며, 최근 화제가 됐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을 풍자한 내용의 개그가 전파를 탔다.
‘뿜 엔터테인먼트’는 일부 연예인들의 일명 ‘연예인 병’을 풍자한 프로그램이었다, 배역을 고르는 데 까탈스러운 여배우로 등장한 개그우먼 김지민은 밤에 라면을 먹는 장면에 대해서는 “살이 찐다”는 이유로 삭제해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담배를 피는 장면에는 “그 느낌을 안다”며 그래도 살릴 것을 요구했다. 톱스타 가수로 나온 신보라는 모든 것을 코디와 매니저를 통해 소통하는 연예인병의 최강자. 특히 그의 코디 역으로 나온 박은영은 모든 일에 “잠시만요. 보라언니 ~하고 가실께요”라는 말로 신보라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40년 간 출연작이 없는 중년 여배우 사기자 선생님으로 나온 김준호였다. “한글을 몰라서” 역할을 못 맡겠다고 한 그는 곧 최근 큰 화제가 됐던 배우 클라라의 섹시한 시구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최근 화제가 된 소재를 사용한 것은 배우 클라라의 시구 의상 뿐만이 아니었다. ‘시청률의 제왕’ 코너에서는 박성광이 “고현정”을 언급하며 MBC ‘여왕의 교실’을 패러디 하는 듯한 내용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시청률의 제왕이 고현정을 언급하자, 평범한 학원물은 곧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사회에 나가면 너희는 인간쓰레기 밖에 안 된다. 대충해서 고등학교 졸업해 이것들아” 등의 독설이 난무하는 독한 드라마로 변했다. 또한 아이들은 선생님의 체벌에 일제히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밀어 현실 속의 한 장면을 풍자한 듯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막장 드라마의 풍자가 주요 소재인 만큼 이날도 막장 드라마 요소 중 하나인 ‘오해’가 등장해 웃음을 줬다. 선생님과 제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장 선생님이 등장해 “학생의 몸을 더듬었다”며 오해를 하는 식이다. 교장과 선생님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장학사가 등장했고, 마지막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낸 정은선이 나와 정점을 찍었다.
‘오성과 한음’에서는 시사 풍자가 눈길을 끌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풍자하는 패기로 화제가 됐던 이 프로그램은 이날 박지성과 그의 연인 김민지 SBS 아나운서의 열애에 대해 “스포츠스타와 아나운서 커플이 많다”며 “나도 아나운서나 돼서 김연아랑 결혼할까”라는 대사로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이 코너에서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사모님의 이상한 외출 편'에서 죄 없는 여대생을 살인해 놓고 지병을 이유로 수십차례 감옥에서 외박을 신청, 병원 특실에 머물러 온 사모님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속시원한 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개콘'은 지난달 9일 방송된 700회 특집을 전후로 끊임없이 새코너를 올리고 기존 코너를 과감히 폐지하며 물갈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의 매주 새 코너가 나오고 있으며, 아이디어나 소재가 고갈된 코너는 과감하게 폐지하는 등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점점 더 빨라지고 트렌디해지는 '개콘'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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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