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포항이 후반기 들어 흔들리고 있다. 선두 수성에 적색등이 켜졌다.
포항은 7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7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전반 초반 박희도와 이동국에게 릴레이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배했다.
불안한 선두를 이어갔다. 2번의 골대 불운으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이날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포항(승점 32점)은 2위 울산(승점 31)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 전 황선홍 포항 감독은 "케빈과 이동국을 막는 게 크다. 둘의 높이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붙박이 중앙 수비수 김원일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기 때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차 저지선 역을 해야 할 '캡틴' 황지수도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원일 대신 출격한 배슬기는 이동국의 힘과 높이에 힘을 쓰지 못했다. 케빈-이동국 고공 듀오는 전반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전북은 박희도와 이동국의 골이 터진 이후에도 케빈이 머리로 떨궈주고 이동국이 마무리하는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다.
초반 2실점과 2번의 골대 불운이 뼈아팠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초반 2실점이 경기 운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대를 맞는 등 불운했다"고 패인을 밝혔다.
포항은 후반 들어 주도권을 완벽히 쥔 채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전반 이명주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데 이어 후반 고무열의 회심의 헤딩 슈팅마저 골대를 때리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황 감독은 공격수들의 결정력에 대해 "훈련 말고는 없다. 올 여름 추가 영입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박성호나 배천석을 믿어야 한다.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같이 노력하고 고민하겠다"고 해답을 내놨다.
후반기 들어 확실히 흔들거리고 있는 포항이다. 전반기 13경기서 7승 5무 1패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했지만 후반기 2승 2패의 하락세다. 독주 체제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2위 울산은 1점 차로, 1경기를 덜 치른 3, 4위 제주 인천은 5점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설상가상 전북과 수원(이상 승점 27)도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데 부상자들이 많은 게 고민거리다. 황진성(발목) 황지수(무릎) 문창진(허리)을 비롯해 유창현(발목) 김다솔(골절) 황교충(무릎) 등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에이스' 황진성이 2경기 내 복귀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포항은 오는 13일 성남 원정길에 올라 선두 수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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