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계의 활력소가 될 것."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7, 삼일공고)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왼손잡이로 ATP 랭킹 405위에 올라 있는 잔루이지 퀸치(주니어 7위, 이탈리아)와 시종일관 접전 끝에 0-2(5-7, 6, 5-7)로 패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주니어 윔블던 대회 주니어 단식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정현의 서브로 시작된 경기에서 첫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0-2로 밀렸으나 이내 퀸즈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게임을 지켜내 2-2동점을 되었고, 정현이 한 게임을 내주면서 2-3, 6번째 게임에서 세 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에 성공 3-3, 정현이 자신의 게임을 지켜내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정현이 역전에 성공하자 당황한 퀸즈가 더블폴트를 3개나 범하는 사이 한게임을 챙겨 5-3으로 앞서 나갔으나 퀸즈가 다시 2게임을 가져가면서 5-5 동점이 되었고, 잠시 흔들렸던 퀸즈의 강력한 서브가 살아나면서 5-7로 아깝게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정현의 서브로 시작된 2세트에서 두 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1-0이 되었고 세 번째 게임에서 0-40으로 뒤지다 끈질기게 따라붙어 40-40을 만들고 한 포인트를 더해 2-1로 앞선 상황에서 정현이 메디칼 타임을 요청해 발바닥에 잡힌 물집을 치료를 받고 게임을 속행 했다. 한 게임씩 주고받으며 3-2, 4-3, 5-4, 6-5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퀸즈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6-6, 타이브레이크로 접어들었고, 고비를 넘기지 못한 정현이 2-7로 패하면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정현은 사상 첫 주니어그랜드슬램에서 단식 우승을 노렸으나 퀸치에게 패하면서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1994년 윔블던 여자부 전미라, 1995년 호주오픈 남자부 이종민, 2005년 호주오픈 남자부 김선용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그랜드 슬램 대회 주니어 단식에서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기 후 정현을 옆에서 지켜본 윤용일 삼성증권 코치는 “자랑스럽다, 최선을 다한 정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내일 공항에서 다시 만나자”라며 전화를 끊었다.
집에서 TV를 지켜본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 회장은 “승패를 떠나 정현의 플레이와 정신력에 갈채를 보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정현이 이형택 이후 침체되어 있는 한국 테니스계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현을 후원해준 삼성증권 주니어단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정현, 홍성찬(횡성고), 이덕희(제천동중)와 같은 유망한 주니어들에게 많은 응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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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테니스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