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윔블던 제패’ 앤디 머리, “내 생애 최고로 힘든 경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08 12: 03

앤디 머리(세계랭킹 2위)가 77년 만에 영국의 숙원을 풀었다.
머리는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0(6-4, 7-5, 6-4)으로 완파하고 생애 첫 윔블던 우승을 거머쥐었다. 영국선수가 윔블던을 제파한 것은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무려 77년 만이었다.
우승 후 머리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다.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 없다.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저 페더러가 독주하던 남자테니스는 라파엘 나달의 등장으로 양분체재가 됐다. 최근에는 조코비치가 독주하고 있었다. 빅3체재를 유지하던 테니스계에서 머리는 4인자에 불과했다. 이제 가장 권위 있는 윔블던우승으로 머리는 단숨에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머리는 “지난 4~5년 동안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메이저대회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특히 어디를 가든 영국선수인 내가 윔블던에서 우승해야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77년 동안 우승한 영국선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부담감을 호소했다.
1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은 초창기 영국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1937년 이후 피트 샘프라스(7회 우승, 미국), 로저 페더러(7회 우승, 스위스), 비외른 보리(5회 우승, 스웨덴), 보리스 베커(3회 우승, 독일) 등 외인들의 독무대가 됐다. 머리의 우승으로 영국은 테스트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데이빗 케머론 영국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머리가 영국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영국의 자존심을 지켰다”며 찬사를 보냈다. 영국황실의 여왕은 직접 머리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머리의 우승이 확정되자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영국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결승전에서 머리를 상대한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도 머리의 실력을 인정했다. 조코비치와 머리는 11살 때부터 마주친 사이다. 조코비치는 “머리는 믿기 어려운 샷을 날렸고 모든 샷을 받아쳤다. 코트 어디에나 그가 있었다”며 상대의 실력을 인정했다. 머리의 우승으로 남자테니스계는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jasonseo34@osen.co.kr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