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선생님 뛰어 넘겠다."
윔블던 주니어 남자 준우승을 차지한 정현(17, 삼일공고)이 개선했다.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현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통해 귀국 소감을 밝혔다.
정현은 "큰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쁘다. 물론 아쉽기도 하다. 힘든 일정 잘 마무리 해서 기쁘다"면서 "영국에서 모든 분들께서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막상 실감하지 못했는데 한국에 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니어 세계랭킹 41위인 정현은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 결승에 올랐으며, 한국에 역대 4번째 그랜드슬램 주니어 단식 준우승의 성과를 안겼다.
그는 "이번 대회서 여러 선수들과 어울리면서 배운 것이 많다. 자신감은 이미 가지고 있었다"며 "여러대회 결승 무대를 밟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이번 대회서 좋은 영향을 미친것 같다"고 전했다.
정현은 2세트 도중 오른쪽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지만 붕대를 감고 끝까지 게임을 치렀다. 고통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정현은 침체된 테니스계에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다. 역대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에서 한국 테니스가 거둔 최고 성적은 1994년 윔블던 여자부 전미라, 1995년과 2005년 호주오픈 남자부 이종민과 김선용의 준우승뿐이다. 그만큼 정현의 성적은 대단하다.
정현은 "모든 선수들이 잔디 코트에서 1~2회 정도밖에 뛰지 못한다. 그래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5-3으로 이기고 있다 패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나중에는 지고 있다 승리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큰 무대에서 결승이 처음이라 어색했다. 관중들이 많아 긴장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즐기며 경기를 펼친 것 같다"고 설명한 뒤 2세트서 생겼던 문제에 대해서는 "운동 선수라면 물집 정도는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 것ㅇ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의젓하게 대답했다.
한편 정현은 "앞으로 외국 선수들처럼 서브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경기전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면서 "한국 테니스 역사의 큰 기둥인 이형택 선생님을 뛰어 넘고 싶다. 시니어에서도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향후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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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