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장 이병규(39)가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단타~홈런~2루타~3루타를 때려내 프로야구 역대 15번째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했습니다.
이병규의 기록은 두산 이종욱이 성공한 이후 1,546일 만에 나왔습니다.
1974년 10월 25일생인 이병규는 38세 8개월 10일의 나이로 기록 달성에 성공해 삼성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최고령(2003년 4월 15일 수원 현대전, 만 33세 10개월 19일) 기록을 5년 이상 늘렸습니다.

유일한 아쉬움은 팀의 패배입니다.
이제까지 14차례의 사이클링 히트를 수립한 선수가 소속된 팀은 그날 모두 승리했습니다.
1.오대석 (삼성) 1982년 6월 12일 구덕 삼미전 20-1 승리
2.이강돈 (빙그레) 1987년 8월 27일 잠실 삼성전 10-4 역전승
3.정구선 (롯데) 1987년 8월 31일 인천 청보전 16-9 승리
4.강석천 (빙그레) 1990년 8월 4일 대전 태평양전 8-1 승리
5.임형석 (OB) 1992년 8월 23일 잠실 롯데전 10-0 승리
6.서용빈 (LG) 1994년 4월 16일 사직 롯데전 15-1 승리
7.김응국 (롯데) 1996년 4월 14일 사직 한화전 17-4 승리
8.양준혁 (삼성) 1996년 8월 23일 대구 현대전 13-3 승리
9.마르티네스 (삼성) 2001년 5월 26일 대구 해태전 12-9 승리
10.전준호 (현대) 2001년 7월 6일 대구 삼성전 12-1 승리
11.양준혁 (삼성) 2003년 4월 15일 수원 현대전 11-4 승리
12.신종길 (한화) 2004년 9월 21일 대전 두산전 15-4 승리
13.안치용 (LG) 2008년 6월 26일 대구 삼성전 20-1 승리
14.이종욱 (두산) 2009년 4월 11일 잠실 삼성전 13-5 승리
15.이병규 (LG) 2013년 7월 5일 목동 넥센전 10-12 패전
LG는 이날 8회초까지 9-6으로 앞서다가 넥센이 8회말 1사 1루서 4번타자 박병호의 중월 2점포(시즌 15호)로 동점을 이루고 2사 만루서 2루주자 강정호가 런다운을 유도한 사이 3루주자 유재신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아 9-10으로 뒤집혀 결국 10-12로 역전패했습니다.
이병규가 7회초 3루타를 쳐 사이클링 히트를 성립 시키며 9-6으로 달아날 때만다해도 LG는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넥센이 8회말에 순식간에 5점을 뽑아내 뒤집힌 것입니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LG는 이 후유증으로 넥센과 3연전을 내리 패하는 아픔을 겪고 2위 자리를 넥센에게 넘기고 3위로 떨어졌습니다.
타선이 제몫을 하지 못한 7월 6일과 7월 7일 경기에서는 무엇보다 이병규의 공백이 뼈아팠습니다.
이병규는 7월 5일 경기에서 7회초 2사 후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는 3루로 전력 질주하다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고 이후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8타점과 3할7푼5리의 타율로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이병규입니다.
사이클링 히트라는 야구 용어는 본래 미국에서는‘올마이티 히트’(Almighty Hit)나 ‘히트 포 더 사이클’(Hit for the Cycle)이라고 합니다.
사이클링 히트는 일본식으로 정리된 야구 용어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틀린 용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히트 포 더 사이클은 1885년부터 128년동안 30개 구단에서 이제까지 총 294번 나왔습니다.
2010년 이후에는 8번 기록됐는데 최근 기록은 LA 에인절스의 신예 거포 마이크 트라웃이 올 5월 21일 시애틀전에서기록한 것입니다.
국내 프로야구 첫 사이클링 히트는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6월 삼성의 오대석이 삼미를 상대로 기록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연고지가 아닌 부산 구덕구장에서 열렸는데 삼미가 사용하는 인천 숭의구장이 보수공사로 몇 달간 전국을 돌며 특별홈경기를 치르는 과정이었고 삼성이 20-1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경기서 기록한 선수가 소속한 팀은 모두 6점차 이상의 압승을 거두어 이번 LG의 패배는 처음입니다.
이병규는 이번에 최고령 선수로 기록됐는데 그동안 최연소 선수는 지난 2004년 두산-한화 대전경기에서 이글스의 신종길로 20세9개월 21일에 기록했습니다.
신종길은 광주일고를 나와 2002년 롯데에 입단해 있다가 이상목 투수를 트레이드해 오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한화로 가서 백업 선수로 활동하다가 당시 병역비리 파문으로 많은 선수들이 빠지자 주전자리에 올라 2번타자로 나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하나같이 팀의 주축선수로 대부분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는데 신종길은 롯데-한화를 거쳐 2009년 KIA로 옮긴 후에도 제 기량을 내지 못하다가 올해부터 조금씩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인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수립한 선수는 LG의 서용빈입니다.
그는 1994년 4월 14일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대기록을 달성했고 이 경기서 트윈스의 김재현도 신일고를 나와 첫 해 신인으로 팀이 15-1로 대승을 올리는데 기여했습니다.
양준혁(삼성)은 96년 8월과 2003년 4월 두차례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해 유일하게 두번 기록한 선수인데 두 차례 모두 강호 현대와 경기에서 수립했습니다.
삼성은 양준혁과 오대석, 마르티네스 등 네 선수가 기록해 가장 많이 대기록을 세운 팀입니다.
LG는 서용빈과 이병규 외에 안치용(현재 SK)가 2008년 6월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을 세워 두번째 많은 3차례 기록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롯데 김응국은 1996년 4월 14일 사직구자에서 한화전에서 우전안타-우월2루타-중월3루타-좌월홈런을 터뜨려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서로 단계적으로 루타를 늘려가는 내추럴(Natural) 사이클링 히트를 유일하게 수립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내추럴 사이클스 기록은 이제까지 14번만 나왔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