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고수가 나빠지니 재미와 시청률이 동시에 상승했다.
지난 8일 밤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 3회에서는 장태주(고수 분)가 최민재(손현주 분)를 감쪽같이 속이고 최서윤(이요원 분)에게 땅 두 평을 10억 원에 파는 모습이 그려졌다. 민재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해 아버지를 죽게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 태주는 본격적으로 복수를 시작했다.
민재는 태주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땅 두 평을 가지고 게임을 걸어오자 그의 동생 희주(윤승아 분)를 납치했고, 태주는 민재의 협박에 결국 항복했다. 그러나 태주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태주는 민재의 경쟁자인 서윤에게 전화해 땅을 팔겠다고 말하며 10억 원을 요구했다. 윤설희(장신영 분)에게 시켜 최민재와 계약한 통장을 해지시켰기 때문에 두 사람의 계약은 무효가 됐던 것. 결국 태주는 서윤과의 계약에 성공하며 민재의 뒤통수를 쳤고, 민재와 그의 아버지 최동진(정한용 분)은 성진그룹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후 설희와 함께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태주는 성공을 위해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제거하는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욕망의 가득 찬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뇌물청탁도 서슴지 않았고, 가난 때문에 겪었던 설움을 돈으로 풀었다.
그는 과거 아버지의 수술비를 빌리러 찾아 갔던 상가 건물주(고인범 분)가 도움을 요청하자 그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새벽기도 나가서 기도하겠다. 평생 착하게 사셨으니까 좋은 결과 있을 거다"라고 차갑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뇌물까지 쓰며 성공을 위해 물불가리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태주와 민재의 대결이 본격화, 긴장감을 높이며 시청률도 상승했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에 따르면 '황금의 제국' 3회의 시청률은 지난 방송(9.0%)보다 0.3%포인트 상승한 9.3%를 기록했다. 여전히 월화극 3위지만 2위인 KBS 2TV '상어'와 0.1%포인트 차이다.
승부사로 변신한 고수의 연기 역시 성공적이었다. 순수했던 법대생부터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대기업과 대결을 벌인 청년, 그리고 욕망에 가득찬 모습까지 다양한 눈빛으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바르고 착한 이미지가 강했던 고수는 그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울 만큼 섬세하게 장태주에 녹아들었다.
배우들의 본격적인 연기대결이 시작되면서 시청률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황금의 제국', 이대로 월화극 왕좌까지 점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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