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임지호, 요리에 담은 철학으로 더 큰 ‘말’을 하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07.09 11: 16

[OSEN=이슈팀] 인간에게 말은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말보다 더 큰 ‘소통’의 수단도 있다.
‘말재주’가 핵심인 TV 토크쇼이지만 그 흔한 ‘말’을 극도로 아끼고도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8일 방송 된 SBS TV ‘힐링캠프’가 그랬다.
이날의 게스트는 요리 연구가 임지호 씨였다. 그러나 이날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게스트 임지호의 화려한 언변이 아니었다.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내는 맛깔스런 음식, 그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MC들, 요리가 만들어지는 소리와 맛의 감동을 전하는 출연자들의 표정, 이 하나하나가 거대한 ‘메시지의 덩어리’가 됐다.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대로 이날 방송이 ‘힐링’이 목적이었다면 시청자들은 TV가 갖고 있는 시각, 청각적인 효과만으로도 엄청난 힐링 효과를 얻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재료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해석하고, 그 작은 의미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 된 요리로 탄생하는 과정은 마치 한편의 판타지를 보는 듯했다.
임지호는 새 신부 한혜진을 위해 감자와 산딸기, 해당화를 재료로 감산해말이 요리를 대접하고, 이경규와 김제동에게는 초롱나물 주먹밥을 만들어 주면서 이런 설명을 곁들였다. “감자와 산딸기, 해당화를 재료로 사용한 이유는 뿌리 식물과 꽃, 열매로 구성된 조합이 결혼을 뜻하기 때문이다. 감자는 감자는 뿌리 식물이고 해당화는 꽃이며 산딸기는 열매다. 이걸 합치면 하나가 되는 데 결혼과 맞닿아 있다.”
자연요리 연구가답게 녹화가 진행된 장소 주변에서 바로 식물을 채취해 음식을 만들고, 영양분의 효과와 그 속에 담긴 철학을 읊으며 좋은 음식을 먹는 일의 중요성과 행복감을 설파했다.
임지호에게 음식은 단지 배를 불리는 먹거리가 아니다. 그가 만드는 요리에는 철학이 있고 인생이 있었다. 이날 녹화에 참여한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 보인 반응은 단지 음식이 주는 맛에 감동한 것은 아니었다. 평생을 자연요리 연구가로 살아온 임지호의 인생에 감동한 반응이었다. 
길 위에서, 자연과 더불어 완성된 임지호의 인생 이야기를 몇 마디 말로 담아내려 했다면 그 자체가 바로 무리수였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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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임지호 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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