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이드암투수 신정락(26)에게 2013시즌은 도약의 해다. 전면 드래프트 첫 해인 2010년 전체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고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작년까지 제구난조와 부상으로 좀처럼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구위는 최정상급이었으나 3년 동안 50이닝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꾸준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전은 벼랑 끝에서 찾아왔다. 지난해 신정락은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를 결정했는데 당시 2군 투수 부족으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그러면서 긴 호흡으로 미래를 응시, 투구폼 수정과 보직 변경을 단행했고 이는 대반전의 계기가 됐다. 투구시 어깨 위에 자리했던 팔을 내렸고 보직도 불펜투수에서 선발투수로 바꿨다. 전반적인 투구 매커니즘이 다 바뀌었음에도 눈에 띄게 제구력이 향상, 퓨처스리그를 넘어 미야자키 교육리그서도 순항했다. 결국 신정락은 2013시즌 LG 마운드의 히든카드로 낙점, 군입대를 미루고 다시 1군 무대에 도전했다.
기대와 우려 속에 2013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고 토종선발진에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다소 기복을 보이긴 했으나 6월까지 선발 등판한 11경기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무엇보다 볼넷을 최소화하며 고질병인 제구 난조를 완전히 해결했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부문 리그 정상권에 올랐다. 구속도 시간이 흐를수록 올라가며, 점점 까다로운 투수로 진화했다.

하지만 컨디션 관리 쪽에선 고전하고 있다. 특히 선발 등판 날짜가 하루 미뤄질 경우, 좀처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 6월 13일 대전 한화전의 경우 우천으로 12일 경기가 취소됐고 신정락의 선발 등판도 하루 미뤄졌었다. 당시 신정락은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렸지만 “마운드에 올랐을 때 굉장히 멍하고 붕 뜬 느낌이었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는데 컨디션을 찾지 못해 5이닝 소화에 그쳤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3일 잠실 한화전 역시 그랬다. 이 때도 신정락은 2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선발등판 일이 하루 밀렸고 1⅓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후 LG는 선발진은 단 한 명도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고 팀은 3연패에 빠져있다.
신정락은 3일 선발 등판에 대해 “이상하게 팔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더라. 어제(5일) 불펜피칭을 했는데 그제야 공에 힘이 붙었다. 아무래도 나는 좀 던져야 컨디션 유지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정락은 7일 경기에 불펜 등판, 공 7개를 던지며 1이닝 무실점으로 9일 잠실 NC전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선발투수로 맞이하는 첫 시즌인 만큼 당연히 마주하게 되는 벽이다. 모든 투수들이 이렇게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몸을 선발투수에 맞춰간다. 신정락은 올 시즌 NC를 상대한 두 번의 선발 등판서 13⅓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했다. 선발패 한 번에 선발승이 없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순간이 매끄럽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자기 역할은 다했었다. 신정락이 지난 부진을 씻고 팀의 3연패도 끊어 반등을 이룰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