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 힘내게 한 동료들 위로, "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09 14: 46

"네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 위축되지 말아라!."
이광훈(20, 포항)은 아마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이 가장 큰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하지만 30년 만의 4강 진출에 실패했어도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귀환은 분명 금의환향이었다. 스타 플레이어 하나 없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하고 돌아온 이광종호는 9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이광훈은 이날 쑥스러운 얼굴로 귀국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라크와 8강전에서 교체투입 후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지만,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여섯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하며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그러나 30년 만의 4강 진출 꿈이 무산됐어도 누구도 이광훈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전했을 뿐이다. 팬들 역시 이광훈을 따스하게 감싸줬다. 경기가 끝난 후 이광훈은 자신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글을 올렸지만 팬들은 질책보다 격려로 화답했다.
이광훈은 "애들이 계속 '왜 미안하냐, 네 덕분에 승부차기도 간 것 아니냐'며 위로해줬다"며 '네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 위축되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해줬다. 가장 마음에 남는 위로였다"고 동료들의 따뜻한 격려를 되새겼다. 감기 몸살에 무릎이 안좋은 상태에서 경기를 소화하다보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초반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이광훈은 "골을 넣고 그런 걸 좀 털어낸 느낌이었는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연장 2경기를 연달아 치른 대표팀 모두는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0년 만의 4강을 꿈꾸며 지친 몸을 추스르고 한 마음이 되어 끈끈한 조직력으로 달려온 그 경험은 이광훈에게도, 21명의 선수들에게도 모두 값진 경험으로 남았을 것이다. 좌절의 순간에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할 수 있는 끈끈한 동료애가 발현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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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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