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의 두 인기 드라마에 '여배우 되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와 KBS 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이 그 작품들로 일반인의 스타 탄생이 극 중 담고 있는 여러 이야기 속 큰 줄기다. 특히 이 드라마들은 가족극 장르 안 여배우의 성공 스토리라는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두 드라마 모두 '막장'이란 비판을 얻기도 했지만 최근 안방극장에서 대표적인 '핫'한 작품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소재가 같은 만큼, 전혀 다른 색깔을 가졌음에도 여자 주인공의 서사에 공통점이 많이 발견된다. 두 드라마 속 여배우의 이야기를 비교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 오로라(전소민) 배우되기
스타일: 야무진 캔디형(드라마가 가족의 몰락이라는 2막에 들어서며, '어쩔 수 없이' 외로워도 슬퍼도 눈물을 감추는 캔디형이 됐다).

배우가 된 계기 : 필요에 의해서다. 원래 아버지, 어머니, 세 오빠의 예쁨을 독차지하는 부잣집 고명딸이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고 집안이 망하면서 어쩔 수 없이 빚을 갚기 위해 배우의 길에 들어선 케이스다.
장애물: 촬영장에서 오로라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드라마 '알타이르'의 윤해기(김세민) 감독. 오로라는 초반부터 이 감독에게 찍혀 사사건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오로라에게 배우로서의 오기를 심어주는 궁극적인 조력자이기도 하다. 또 오로라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여주인공 박지영(정주연). 몇 달 전 오로라와 싸우며 뺨을 맞았던 기억이 있는 박지영은 촬영장에서 오로라의 뺨을 계속 때리는 '복수 혈전'을 벌이기도 했다. 황마마(오창석)를 두고 오로라와 삼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조력자 : 결혼까지 생각했던 황마마와 매니저 설설희(서하준)다. 황마마는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꾸면서 젠틀한 외모로 업그레이드 돼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부잣집 아들과 매니저로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설설희는 오로라의 완벽한 키다리 아저씨로 여심을 흘리고 있다.
러브라인 예상 : 앞으로 황마마-오로라-설설희의 3각 관계가 이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오로라의 드센 세 누나 등 집안의 반대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오로라의 앞날은? : '점술'을 좋아하는 임성한 작가인 만큼 오로라가 설설희와 함께 타로카드 점을 보는 장면이 등장했는데 '고난을 이기고 인기와 돈을 얻는다'는 점괘가 나왔다. 감독의 횡포에 기죽지 않고, 적당히 여유로운 마음도 있으며 벌써부터 연기에 대한 고집이 있는 만큼 야무진 배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순신(아이유) 배우되기
스타일: 우울한 캔디형(오로라가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구김살이 없는 반면 이순신은 둘째 언니 김유신(유인나)의 구박을 받고 특별히 잘난 구석이 없는 막내딸로 어딘지 모르게 위축돼 있다. 여기에 입체적인 출생의 비밀 카드가 풀리면서 이순신의 내면은 그 만큼 복잡 우울해졌다).
배우가 된 계기 : 원래의 꿈이 배우인 케이스. 중간에 복잡한 가정사와 이로 인한 어머니의 반대로 인해 꿈을 잠시 접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금 이 꿈에 날개를 달았다.
장애물 : 톱스타이자 신준호(조정석)의 옛 연인인 연아(김윤서). 아이유의 친 어머니인 배우 송미령(이미숙)를 '엄마'로 부르는 연아는 일부러 촬영 장소를 잘못 가르쳐 주는 등 아이유의 앞날에 훼방을 놓는다. 준호를 두고 이순신과 삼각관계에 놓여있다.
조력자 : 이순신의 매니저이자 소속사 대표인 신준호. 겉으로는 '오로라 공주'의 설설희보다 회사 내에서 좀 더 높은 위치로 "너네 회사에는 이순신 밖에 없냐?"란 말을 들을 정도로 아이유를 극심하게 케어한다. 설설희 같은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이지만, 설설희가 무조건적인 애정을 퍼붓는 스타일이라면 신준호는 까칠한 도시남자다.
러브라인 예상 : 다소 느려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은 만큼 준호와 순신의 러브라인이 더디게 흘러가고 있지만, 그 만큼 보는 이의 애를 닳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역시 준호의 어머니 윤수정(이응경)이 송미령과 남편 신동혁(김갑수)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만큼 가족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순신을 두고 준호와 순신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음식점의 사장 김영훈(이지훈 분)이 느슨한 삼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순신의 앞날은? : 오로라보다 똑 부러지는 구석은 없어도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순신이다. 이순신을 찍은 뮤직비디오 감독은 순신에게 "전형적인 미인은 아닌데 묘한 매력이 있다"고 평했고, 순신의 드라마 오디션을 본 감독은 그의 연기에 실망하다 노래를 듣고 반했다. 송미령의 DNA를 가진 만큼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은근한 천재형으로 그려진다. 이순신은 톱스타로서 대성할 것이 분명해 보이나 여기에 송미령의 개입이 얼마나 있을 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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