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창근의 고백, "콜롬비아전 끝나고 모두 울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09 15: 05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모두 울었다. 평소 잘 안우는 편인데 나도 울었다."
U-20 청소년대표팀을 이끈 주장 이창근(20, 부산)은 의젓함 속에 숨겨뒀던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털어놨다. 비록 30년 만의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귀환은 분명 금의환향이었다. 스타 플레이어 하나 없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하고 돌아온 이광종호는 9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팀의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로서 대회에 나선 이창근은 "8강에서 잘했으면 4강까지 갔을텐데 아쉽다. 무엇보다 같은 아시아팀에 진 것이 더 아쉽다"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잘 뛰어줘서 고맙다.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주장다운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끈끈한 조직력은 이번 이광종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히는 힘이다. 이창근은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지난해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때도 약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때가 제일 뭉칠 수 있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며 "감독님도 우리들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도록 미팅을 하고, 얻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어떻게 해야 이기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기자는 말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장으로서도, 주전 골키퍼로서도 마음고생이 많았던 이창근이다. 대회 초반 연이은 세트피스 실점 상황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느낀 이도 이창근이다. 하지만 이광종 감독은 그런 이창근을 질책하지 않았다. 이창근은 "질책하거나 뭐라고 하셨다면 아마 주눅이 들고 위축됐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님은 말없이 그저 열심히 하라, 하던대로 하라고 해주셨다"며 "두 번째 경기 때는 따끔하게 한마디하셨는데 많이 깨달았다. 코치님들도 옆에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창근은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모두 울었다"며 "평소 잘 안울어서 메말랐다는 소리를 듣는 편인데, 그 순간에는 나도 울었다"고 뜨거운 기쁨의 순간을 고백했다. 선수들이 느낀 기쁨과 감동이 얼마나 컸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팀. 이번 대표팀이 가장 많이 들은 평가였다. 하지만 이창근은 "우리였기에 8강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단언했다. AFC U-19 챔피언십 때부터 조직력으로 다져진 이들이었기에 스타 선수 없이도 8강 진출의 쾌거를 올릴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자 팀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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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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