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원래 좋아하는 말이다. 기성용 선수에게 생각지도 못한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
이광종호의 주장 이창근(20, 부산)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에 얽힌 이야기를 밝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비록 30년 만의 4강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값진 8강 진출의 쾌거를 안고 돌아온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팀의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로서 대회에 나선 이창근은 "8강에서 잘했으면 4강까지 갔을텐데 아쉽다. 무엇보다 같은 아시아팀에 진 것이 더 아쉽다"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잘 뛰어줘서 고맙다.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주장다운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창근에게는 또다른 화제거리가 있었다. 한국 축구계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SNS 논란에 오버랩돼 화제가 됐던 이창근의 트윗 내용이다. 이창근은 기성용, 윤석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표팀내 갈등을 엿볼 수 있는 SNS 논란이 한창일 때 콜롬비아전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짤막한 트윗을 남겼다. 당시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공개 등이 맞물려있는 시기였기에 이창근의 한 마디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창근은 이런 SNS 파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경기 후 트윗을 올리고 잠든 이창근은 다음 날 아침 한국발 소식을 접하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창근은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나서 썼던 글로, 원래 좋아하는 말이다. 이번에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한 번 더 깨달아서 적었다"고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날 보니 맞물려서 기성용 선수에게 생각지도 못한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고 털어놓은 이창근은 "그 글은 경기 후 바로 적은 것이라 당당하다. 사실 지울까 고민도 했었는데 괜찮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냥 놔두라고 해서 안심했다"고 덧붙이며 기성용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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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