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뻔뻔할 수 없다? 언제부턴가 주말극의 흥행코드처럼 자리 잡은 '불륜남'들의 뻔뻔함의 강도가 더욱 세지고 있다. 아내에게 내연녀의 존재를 인정해달라고 염치없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조강지처가 있는 집에 끌어들이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배우 장현성과 김정태, 박상민, 그리고 이민우 등이 뻔뻔한 '불륜남' 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장태하(박상민 분) 역시 아내 윤화영(신은경 분)을 두고 여배우 고주란(김혜리 분)과 불륜을 저질러 딸까지 얻은 인물. 심지어 고주란을 윤화영과 함께 사는 집에 들여 같이 살 정도로 악랄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박상민은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뻔뻔하고 탐욕스러운 장태하와의 싱크로율을 높이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출연하는 김정태와 장현성은 뻔뻔한 불륜남 캐릭터를 능청스러운 연기로 자연스럽게 소화, 시청자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됐다. 극중 김정태가 연기하고 있는 강태진은 아내에게 외도를 들킨 후에도 사과는 커녕 돈으로 무마시키려는 인물이다. 홍혜정(이태란 분)은 남편의 외도가 하루 이틀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듯 묵묵히 참아내고 있는 반면, 강태진은 그런 아내에게 "별 뜻 없는 여자들 봐주는 걸로 생색내지 말라"고 말할 정도로 뻔뻔하다. 평소 코믹한 이미지가 강했던 김정태는 불륜남 강태진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해 시선을 끈다.

'결혼의 여신'에 등장하는 또 다른 불륜남은 장현성. 아내 권은희(장영남 분)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노승수(장현성 분)는 아내를 대놓고 무시하며 직장 동료 신시아정(클라라 분)과 불륜관계에 있다. 그는 영어를 못하는 아내 앞에서 신시아정과 영어로 통화하며 사랑을 속삭이는가 하면, 결혼기념일을 맞아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는 와중에도 신시아정과 밀애를 즐길 정도로 뻔뻔한 인물이다. 장현성은 이런 노승수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이민우는 SBS 주말드라마 '원더풀 마마'에서 대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오다정(이청아 분)의 남편인 이장호 역을 맡았다. 장호는 뼛속까지 오만함이 깃든 남자로, 현모양처 아내를 두고 비서 김난희(윤주희 분)와 외도를 저지르는 인물. 그는 아내에게 난희와의 관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뻔뻔함은 물론, 여자를 무시하고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마마보이 기질까지 갖고 있는 최악의 남자다. 그동안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 이미지가 강했던 이민우는 이장호 캐릭터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벗고 뻔뻔함과 지질함을 오가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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