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 "스무 살 넘으면 장쯔이 능가할까요?"[인터뷰]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7.09 17: 48

서교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영화 ‘미스터 고’(김용화 감독) 홍보 내한 행사 당시부터 반짝이는 눈망울과 그보다 더 또랑또랑한 말투로 한국 취재진을 대해 눈도장을  단단히 찍은 당찬 소녀 배우다. 중국 출신으로 타국땅에서 수많은 취재진을 접했지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특유의 집중력은 쇼케이스 행사를 비롯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내내 이어졌고, 이 같은 모습은 인터뷰에서 역시 동일했다. 김용화 감독은 그런 서교를 가리켜 “스무 살이 넘으면 장쯔이를 능가할 배우”라고 표현하며 이 어린 소녀 배우의 가능성을 내다보기도 했다.
‘미스터 고’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내한한 서교를 중구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이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와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서교는 작품에서 링링을 유일하게 컨트롤 하는 소녀 웨이웨이로 분해 특유의 청명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영화는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 내 5000여 개 상영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 영화를 본 소감은?

“일단 완성된 작품을 보니 기분이 좋다. 관객들이 같이 웃고 또 같이 울어 주시더라. 몇 년 동안 스태프들과 수고해 만든 작품에 감동이 묻어나 좋았다.”
- 영화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독특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사람과 강아지 나오는 작품들은 많았어도 고릴라가 야구를 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주인과 함께 감동을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 신선했다.”
- 고릴라와 교감하는 영화다.
“어릴 적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운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이 영화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진 않다. 왜냐하면 고릴라 링링과 강아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사람이 주인이 돼서 먹여주고 길러주지만, 링링은 오히려 주인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역할이다.”
- 웨이웨이를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웨이웨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할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빚이 있고, 서커스단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의무도 있다. 초점을 맞춘 건 그 대목이다. 한국에 와서 링링과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는 급한 마음을 먹은 것에 집중했다. 또 링링이 아프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는데 초반엔 부정한다. 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 호흡 맞추기 어려운 상대들이었다. 성동일은 외국배우고, 링링은 CG 캐릭터다.
“성동일과는 통역으로 대화했고, 영어로도 종종 이야기 했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대해주셨고, 농담도 많이 하면서 즐겁게 해주신 분이다. CG 캐릭터와는 대역이 있었고 또 상당부분 상상에 의존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상상하며 연기했다.
- 극중에서 채찍 휘두르는 장면이 많다. 워낙 거대해서 버거워 보였다.
“많이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하루에 한 시간씩 연습했는데 이튿날이 되면 팔이 아프곤 했다. 하지만 실제 촬영하기엔 위험한 부분이 있어서 후반작업으로 대신했다. 다만 ‘링링 뛰어’ 하는 장면에선 실제로 채찍을 돌렸다.”  
- 김용화 감독이 서교에 대해 스무 살이 넘으면 장쯔이를 능가할 배우라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인정받는다는 건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스무 살이 돼서 장쯔이 선배를 능가한다고 감히 약속은 못하겠다. 대신 잘 하려고 노력하겠다(웃음).”
- 그렇다면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을까?
“여러 가지 역할에 도전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지닌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내 꿈은 중국 전통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인데, 내가 출연한 작품을 통해서 중국 전통 문화가 전파되고 또 이어졌으면 좋겠다. 또 노래하는 걸 굉장히 즐기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
-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8월 말에 시카고에 있는 사립고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현지인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을 거고, 대학에 가서 전공을 선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학은 중학교 때부터 꿈꿔온 것으로,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이 공부가 내 연기 생활에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 연기 활동은 쉬는 건가?
“대부분의 시간을 학업에 치중해 보낼 것이기 때문에 연기에 몰입할 수는 없을 거다. 운이 좋으면 방학 때 좋은 작품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신세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 당분간 작품을 못할 경우 잊혀 질 수도 있지만 더 훌륭한 모습으로 나타날 거고, 그러면 더 좋은 작품들이 들어올 거라 믿는다.”
- ‘미스터 고’가 자국민들에게 인기를 끌까?
“사실 야구라는 운동이 중국에서 인기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단순히 운동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교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다가갈 거라 생각한다. 또 이제까지 중국에 소개된 3D 영화들은 주로 우주 공간을 소재로 했는데 우리 영화는 다른 만큼 신선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 한국에서 실제 시구도 참여했더라.
“실제 야구 경기가 이뤄지는 운동장에 처음으로 가봤다. 그렇게 많은 팬들이 자기 선수를 응원하는 걸 보는 데 매우 흥분됐다.”
- 김용화 감독이 속편 제작에도 의사를 보였다.
“제작된다면 내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가 될텐데 방학기간이라면 당연히 속편에도 출연하고 싶다.”
sunha@osen.co.kr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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