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제주도에 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다. 이름은 컴퓨터박물관이지만 딱딱한 전시 박물관이 아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80년대 컴퓨터 게임부터 3D 가상현실 기기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물들로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이터가 세워졌다.
제주 노형동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엔엑스씨에서 약 150억 원을 투자해 4년 간의 준비 끝에 지하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건립됐다. 78년 출시된 스페이스인베이더 게임과 애플 최초의 컴퓨터인 '애플 1'을 포함해 약 4000여 점의 소장품 중 1800여 점이 전시됐다.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눈으로만 보는 박물관'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


박물관 2층에는 '세상의 모든 게임'을 목표로 전시물이 구성됐다. 1970년대 출시된 스페이스인베이더, 스크램블, 갤라가(갤러그의 바른말) 게임부터 가상현실을 옮겨놓은 차세대 게임기 '오큘러스 리프트'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알라딘, 라이온킹 게임 등의 게임은 도스 컴퓨터로 소닉 등의 게임은 가정용 오락기로 게임을 즐기던 그 시절 그대로 구현돼 있다. 이외에도 그당시 콘솔게임기들과 PC들이 시간 순서대로 전시돼 있어 추억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옛날 게임 혹은 아직 출시되지 않는 차세대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1층에는 컴퓨터의 역사를 모아놨다. 1940년도에 나온 컴퓨터 초기모형부터 1976년 처음 나온 애플사의 애플1 컴퓨터 등 컴퓨터의 마더보드, 저장매체, 그래픽, CPU, 사운드 등 컴퓨터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애플1은 기존 마더보드만 판매하던 개념에서 모니터와, 저장매체, 입력장치 등을 한번에 모은 현재의 컴퓨터 개념이 처음 도입됐다. 여기에 전시된 애플1 컴퓨터는 전 세계에 50대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스티브워즈니악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다.
또 최초의 마우스도 복각돼 있다.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빨간색 버튼을 통해 화면이 넘어가는 링크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되기도 했다.
3층 히든스테이지에는 원래 박물관에서 숨겨진 공간인 '수장고'가 공개돼 있다. 이 층에서는 주요 컴퓨터 프로그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관람객이 박물관의 소장품을 직접 선택해 볼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넥슨 박물관은 지속적으로 관람객에게 직접 체험하는 박물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그들과의 교감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어릴적 직접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던 도스부터, 타자 연습을 하던 한메타자교사가 전시돼 있고, 그 옆에는 동작, 소리, 빛 등을 인식하는 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명령을 수행하는 교육용 로봇도 함께 자리잡았다. 컴퓨터에서 벗어나 큐브, 레고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는 소프트웨어들도 볼 수 있다.

박물관 지하 1층은 스페셜 스테이지로 추억의 오락실이 재현됐다. 일명 오락실 게임으로 불렸던 8~90년대의 아케이드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지금의 3~40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될 예정이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은 "소통, 교감, 참여를 통해, 과거지향적인 박물관이 아니라 생명력 있는 박물관을 만들 것이다. 관람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미래로 확장해가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실제로 NXC는 매년 전시품 교체하고 보완해, 찾아올 때마다 색다르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가족단위의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7월 말 개관되며,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는 6000원이다.
luckylucy@osen.co.kr
위부터 박물관 전경, 2층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게임들, 애플1과 최초의 마우스, 한메타자교사와 거리를 인식해 소리를 내는 교육용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