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명품 선발대결이었다.
LG 사이드암투수 신정락과 NC 외국인 우투수 찰리 쉬렉이 올 시즌 손에 꼽힐만한 선발대결을 펼쳤다.
신정락과 찰리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NC의 시즌 9차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각각 8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 8이닝 6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신정락은 팀의 3연패 탈출과 병상에 누워있는 차명석 투수코치를 기리는 투혼을, 찰리는 4일 휴식 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의 징크스 탈출을 어깨에 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선발투수 변신에 성공, LG 토종선발진에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신정락은 통산 최고의 투구내용을 보였다.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NC 타자들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뱀처럼 움직이는 직구와 커브, 그리고 헛스윙을 유도하는 체인지업으로 짠물투구를 벌였다.
실점 위기도 단 두 차례뿐이었다. 신정락은 3회초 NC 리드오프 김종호에게 1사후 3루타를 맞았고 박정준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이날 경기의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4회초 2사 2루에선 지석훈을 바깥쪽 꽉찬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 경기 중반부터는 페이스를 더 올렸다.
그러면서 신정락은 6회부터 쇼타임을 시작, 3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내리 삼자범퇴 처리했다. 모든 구종의 구위가 한층 향상됐는데 아웃카운트 9개 중 무려 5개가 삼진이었다.
찰리 또한 LG 타자들을 압도했다. 150km를 상회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140km대의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NC의 초대 에이스투수다운 위엄을 자랑했다. 간간히 컷패스트볼과 커브도 섞어 던지며 팔색조가 됐다.
찰리는 2회말 1사 만루를 극복한 후 3회부터 5회까지 타자 9명만을 상대하며 분위기를 NC쪽으로 가져왔다. 6회말 박용택에게 2루타를 맞고 3안타를 허용한 이병규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준 게 옥에 티였지만 8회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하지만 신정락과 찰리 중 어느 한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둘 다 9회를 앞두고 마운드에서 내려가 선발승을 올리지는 못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까지 흘러간 끝에 10회말 LG가 이진영의 끝내기타로 2-1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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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