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폭풍 같은 발야구 쇼를 펼쳤다. 1번타자 이종욱은부터 발 느린 포수 양의지까지 한화 배터리를 뒤흔들었다.
두산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노경은의 역투에 힘입어 5-0 영봉승을 거뒀다. 노경은의 8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가 빛났지만 그에 못지않게 야수들의 폭풍 같은 도루도 화려하게 빛났다.
이날 두산은 무려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1번타자 이종욱이 출루할 때마다 2루 베이스를 훔치며 혼자서 도루 3개를 성공시켰고, 2번타자 민병헌도 한 이닝에 2~3루를 연속해서 빼앗았다. 심지어 포수 양의지까지 2루 도루에 성공시키며 상대 실책까지 유발했다.

두산은 1회초 첫 공격부터 이종욱이 중전 안타를 치고나간 뒤 한화 투수 대나 이브랜드와 포수 이준수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여유있게 2루에 도달했다. 3회초에도 2사 1·3루에서 이준수의 송구보다 먼저 2루를 훔쳤고, 최준석의 좌중간 적시타 때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하며 추가득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4회초부터 포수를 이준수에서 정범모로 바꿨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4회 2사 후 중전 안타로 출루한 포수 양의지가 한화투수 이브랜드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으며 2루로 돌진했고, 포수 정범모의 송구가 유격수 쪽으로 치우 친 실책이 되는 바람에 3루까지 진루했다. 상대의 허를 완벽히 찔렀다.
5회초에도 두산은 1사 후 투수와 1루수 사이 기습번트로 출루한 민병헌이 이브랜드와 정범모로부터 2루와 3루를 연이어 훔치며 농락하다시피 했다. 민병헌은 최준석의 중전 적시타에 홈인하며 4득점째를 만들어냈다. 6회초 투수가 임기영으로 바뀌었지만, 이종욱은 중전 안타 후 또 다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도루 98개로 이 부문 9개팀 중 1위였다. 단숨에 6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가장 먼저 100도루를 돌파했다. '폭풍 도루쇼'를 펼치며 발야구의 부활을 완벽하게 알렸다. 반면 한화는 99개의 도루 허용으로 9개팀 중 가장 많이 베이스를 내줬다. 포수 송구 만큼 투수들의 견제 능력 탓이다.
한편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도루 기록은 해태와 LG가 기록한 10개. 해태는 1985년 5월26일 광주 롯데전, LG는 1994년 5월22일 잠실 쌍방울전에서 10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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