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 허준' 김주혁표 명장면 탄생, 리메이크 묘미 빛났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7.09 21: 35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극 '허준'의 명장면이 김주혁표로 재탄생,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일 방송된 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80회에서는 허준(김주혁 분)이 손을 잘릴 위기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병조(이찬 분)는 약속한 날이 됐는데도 구안와사와 반위에 차도가 없자 허준의 손목을 자르라고 명한 것.
이에 끌려간 허준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단두대에 손을 올려 놓게 됐다. 허준은 입을 닫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 긴장감을 더했다. 단두대의 칼날이 내려오던 찰나 예진(박진희 분)과 내의원의 의원들이 뛰어나와 허준을 옹호하며 수삼일의 말미를 달라고 매달렸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대로 허준의 손이 잘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양예수(최종환 분)는 반위를 고칠 수 없다고 비웃듯 말했고, 이에 그때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허준은 "반위를 고칠 수 있다. 스승 유의태에게서 봤다"고 자신의 스승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양예수는 "유의태 또한 허세와 교만이 가득한 자였다"고 조롱했고, 허준은 스승을 비난한 것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스승의 배를 갈랐던 일을 실토하기에 이르렀다.
허준은 양예수에 "나는 반위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양예수는 "네 놈이 사람의 배를 갈라보기라도 했단 말이냐"고 다그쳤고 허준은 "사람의 위는 목구멍으로부터 한자 여섯 치를 내려가면 심창골과 배꼽 중간에 각 네치에 뻗쳐 있으며 위의 길이는 한자 여섯치며 꾸불꾸불한 것을 모두 펼치면 두자 여섯치이며 크기는 한 자 다섯 치요"라고 말을 이어가 양예수를 하얗게 질리게 만들었다.
이 장면에서 김주혁은 전광렬의 열연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 새로운 김주혁표 명장면을 선물했다. 김주혁은 손이 잘릴 위기에서도 많은 생각을 담은 눈빛만으로 감정선을 이어오다가 봇물 터지듯 스승의 가르침을 내뱉으며 감정을 극대화, 빨려들 것 같은 흡인력을 발휘하며 이 장면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 또 다른 버전의 명장면 탄생을 알렸다.
또한 이때 병조의 병이 다 나았다는 전갈이 도착하며 허준은 손이 잘릴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김주혁은 스승 유의태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무너져 내리며 오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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