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수 서인영은 연예계 최고의 '신상녀'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 그의 자리는 점점 최고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서인영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는 색이 바래갔고, 존재감을 잃어갔다. 혹자는 이효리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했다. 그리고 서인영은 지금까지 자만심에 빠졌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서인영, 이제 그만의 또 다른 브랜드가 기대될 타이밍이다.
서인영은 과거 서인영 신드롬이라고 일컬어질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신상녀' 서인영이 서서히 하락세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 이후 가요계에서 최고로 콧대 높던 여가수 서인영은 변했다. 차분한 표정으로 곤란한 질문에도 충분히 해명할 줄도 알고, 이제 창피함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다.
서인영은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에 출연,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특히 이효리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냐는 쉽지 않은 토크에도 최선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이효리를 의식해 발라드로 컴백했다'는 소문에 대해 당황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서인영은 일단 이효리에 대해 "당연히 의식한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서인영은 실제 이효리의 새 앨범과 콘셉트가 우연히 겹친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발라드라서 흑백 콘셉트로 뮤직 비디오를 찍으려고 했는데, 효리 언니가 먼저 흑백 뮤직비디오를 냈다. 그래서 아예 자연으로 콘셉트를 바꿨다"며 이효리 따라하기라는 말에 해명했다.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그는 이효리와 비슷한 반묶음 헤어스타일을 생각했으나 이효리의 모습을 보고 헤어스타일도 바꿨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또한 서인영에게서 볼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제 그가 자신에 대해 "이제까지의 서인영은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 이는 서인영의 음악적인 변화에 관한 것으로 그는 "회사 설립 후 갖가지 스트레스를 받았다. 동료들도 바뀌고 프로듀서도 바뀌었다. 낯가림이 심해서 '난 잘해'라는 최면을 걸었다"면서 "사실 잘 하긴 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날 녹음을 갔는데 새로운 동료들이 너무 지적을 많이 했다.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지적하니까 자존심이 정말 상했다"면서 "그 말을 듣고 참고 버티고 있는데 동료가 '오늘 접자'고 하더라. 그러고 집에 오니 너무 창피했다. 내가 창피할 줄도 아는 애라는 걸 그때서야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서인영에게는 이 같은 일들이 커다란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지금까지 자만심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제까지 서인영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했다"면서 변화된 서인영에 대해 설명했다.
서인영은 걸그룹 쥬얼리의 멤버로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상 부부로서, 곡 '신데렐라'와 '신상녀' 이미지를 히트시킨 장본인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때의 서인영과 지금의 서인영이 상당히 다른 인상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미 서인영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더 이상 이효리를 의식하는 서인영, 과거의 '신상녀' 서인영이 아닌 서인영만의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되길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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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