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가 일주일 남짓 남았다. FA 선수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어떨까. 대체로 팀 내에서 제 임무를 해내고 있다. 과거와 같은 '먹튀' 논란은 지금까지는 없다.
LG 트윈스 중간투수 정현욱(35)은 10일 현재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2승 3패 2세 14홀드를 기록 중이다. 홀드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마무리 봉중근을 잇는 필승조로 LG 불펜을 이끄는 맏형이다. 피안타율(.274)이 조금 높지만 올 시즌 LG 상승세의 디딤돌인 불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LG 포수 현재윤(34)은 “불펜 쪽에서 좋은 결과는 베테랑의 힘이다. 베테랑들이 어려운 경기를 잘 막아내 어린 선수들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현욱은 봉중근-이동현과 더불어 LG 불펜의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NC 다이노스 4번 타자 이호준(37)의 방망이도 뜨겁다. NC가 치른 69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2할8푼1리에 55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 부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395)은 전체 1위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기록을 넘어 신생팀 NC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부분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마운드의 손민한과 더불어 타선의 이호준은 NC의 고참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두산 베어스 홍성흔(36)은 6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6리에 44타점, 득점권 타율은 2할5푼이다. 시즌 초반에는 김현수-김동주에 이어 5번 타자를 맡았지만 김동주의 부진으로 4번 타자로 뛰어왔다. 4번 타자로 뛰어난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홍성흔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덕아웃에서의 리더십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50억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 김주찬은 시즌 초반 손목 골절상을 딛고 제 자리를 찾았다. 28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 24타점을 찍고 있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득점권 타율은 4할5리에 이른다. 특히 도루는 20개로 이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루 성공률은 90.9%로 공동 1위다. 부상을 털어내고 호타준족의 모습을 입증하고 있다.
소속팀과 FA 계약을 맺은 LG 정성훈(33)과 이진영(33)도 팀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성훈은 타율 2할9푼3리에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진영은 타율 3할3푼5리에 28타점을 찍었다. 모두 기본 이상의 성적이다.
KIA 타이거즈 김원섭(35)은 방망이가 아쉽다. 김원섭은 지난해 타율 3할3리에 61타점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타율1할8푼8리에 그쳤다. 발목 골절상을 당해 장기 이탈중이다. 팀 동료 우완 언더핸드 유동훈(36)은 평균자책점 2.36으로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훈은 3승 7홀드 1세로 평균자책점은 3.18이다. 넥센 불펜에서 마당쇠 임무를 해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왼손 투수 마일영은 12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06으로 높은 편이다. NC 이현곤은 타율 2할8리에 3타점으로 만족스러운 활약은 아니다.
올 시즌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몇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선전하고 있다. 올 시즌 FA로 팀을 옮긴 한 선수는 “FA 선수들이 모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한다”며 “쉽게 무너지지 않고 지지 않으려는 투지가 나오는 것 같다”고 FA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또 “‘이제는 몇 년 계약 했으니까 됐어’”라는 생각은 설자리가 없다고도 했다.
전반기까지 FA 선수들의 활약은 양호하다. 그 어느 때보다 중상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한 프로야구에서 FA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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