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의 자존심' 노경은, 이닝-탈삼진-QS 국내 1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10 06: 22

올해 프로야구의 특징은 외국인 투수들의 득세다. 각종 투수 부문 기록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이름이 상위권을 가득 채우고 있다. 류현진(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윤석민(KIA)의 부진으로 토종 에이스들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두산 우완 노경은(29)이 있다. 그가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노경은은 올해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다승은 공동 18위이며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2명 중 14위에 올라있다. 최상급 성적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노경은의 가치는 다른 부분에서 나타난다. 일단 투구이닝이다. 그는 올해 95이닝을 던지며 이 부문 전체 9위이자 토종 투수 중에서는 1위에 올라있다. 최다이닝 상위 11명 중 토종 투수는 노경은이 유일하다. 외국인 투수 틈바구니 속에 노경은이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는 모양새다. 

노경은이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닝이다. 그는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게 바로 이닝이다. 성적이 그리 안 좋아도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으며 지킨 점은 자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팀을 위한 이닝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불펜이 약한 두산에서 노경은의 이닝이터 본능은 가치가 크다. 
이닝 뿐만이 아니다. 삼진도 86개로 이 부문 전체 5위이자 토종 투수 중에선 최다 기록이다. 퀄리티 스타트도 10경기에나 성공하며 이 부문 공동 6위인데 토종 투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고지를 밟았다.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최다 탈삼진과 함께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보장하는 것이다. 
최근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29로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전반기가 아직 1경기가 더 있지만 5승까지 해놓아 다행이다. 최근 투구 밸런스가 일정해지며 안 좋은 점을 보완하고 있다"며 "시즌 초반 2~3승할 때만 하더라도 쫓겼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즌 초 부진과 불운을 딛고 일어선 것에 의미를 둘 만하다. 고비를 스스로 극복하며 한 단계 성숙해지는 단계에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절대 만족이란 없다. 노경은은 "후반기가 남아있지 않은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로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조였다. 지난해 슬로스타터 기질을 보인 노경은에게는 후반기가 진짜 승부처다. 지난해 후반기 11경기에서 노경은의 성적은 11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1.53이었다. 남은 시즌 노경은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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