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한탄, "9구단 체제, 고교 주말리그 같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10 06: 26

"무슨 고교 주말리그도 아니고…".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못 마땅한 표정이었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경기가 너무 띄엄띄엄 열린 탓이다. 한화는 지난주 4경기가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2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2경기에서 18안타 8득점, 8안타 9득점으로 타선이 살아났으나 장맛비 때문에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만약 우천 연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9개 구단 체제에 따른 휴식일이 겹쳤다면 열흘간 고작 2경기밖에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정해진 날에 딱 맞춰 선발투수들을 기용하지 못하고,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점차 오르는 시점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강팀아라도 상승 흐름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주에만 데니 바티스타가 3차례나 선발투수로 예고됐으나 모두 우천 연기된 탓에 준비만 하다 말았다. 공교롭게도 타선 역시 휴식 이후 치러진 9일 대전 두산전에서 산발 3안타로 무득점에 막히며 0-5 영봉패를 당했다. 장맛비 속 휴식이 결과적으로 한화에는 큰 효과가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화만의 문제는 아니다. KIA는 장맛비 때문에 지난주 고작 3경기밖에 못했고, 이번 주중 휴식일까지 겹쳤다. 11일간 3경기만 치르는 일정이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SK도 지난 5월말 2경기가 우천 연기돼 5월27일부터 6월3일까지 8일 사이에 1경기 소화에 그쳤다. 종전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이렇게 오래 쉬는 건 쉬는 게 아니다. 이런 일정으로는 컨디션 조절하는 게 어렵다"며 "프로야구에 홀수구단 체제는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다. 처음 만들 때부터 9~10구단을 한 번에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KT가 내후년에 들어오는 것이냐"고 물으며 "무슨 고교 주말 리그도 아니고…"라는 말로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를 못했다. 
9구단 체제의 근본적인 고민은 결국 한화의 현실로 귀결된다. 김 감독은 "쉬고 난 팀들이 에이스들을 넣는다. 우리 같은 팀에는 불리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한화는 쉰 팀과 맞대결에서 4승4패로 5할 승률을 거두며 오히려 기대이상 성적을 냈다. 그러나 휴식을 앞둔 팀과 맞대결에서는 1승6패1무로 밀리며 고전했다. 
가뜩이나 전력이 약한데 불규칙한 경기 일정으로 타팀들의 표적이 돼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2할대(0.299) 승률로 최하위에 처져있는 한화에는 9개팀 홀수 체제도 덫이 되고 있다. 진짜 문제는 내년까지도 9구단 체제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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